라차부리 드래건 힐즈 C.C.
아주 따뜻한 여름날 느낌이다. 우리나라는 꽁꽁 한겨울이지만 이 곳 태국은 겨울임에도 쨍쨍 땡볕이다. 그렇다 우리 한국 날씨로 아주 평화롭고 한가로운 한여름 대낮 같다. 한가족이 나들이 나온 것일까. 우리가 티샷 하는 티그라운드 바로 아래 나무 그늘에서 쉬고들 있다. 앞팀이 막 티그라운드를 떠난 상태라 세컨드 샷을 마치고 떠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한다. 오홋. 절호의 찬스.
싸왓디 카
문득 쉬고 있는 그들 현지인들과 말하고 싶어 나는 무조건 크게 외쳐본다. 아니나 다를까. 하하 그들 너무 좋아한다. 웃음꽃이 활짝 핀다. 하하 어디서고 밝은 웃음을 유발하는 현지어의 위력이라니. 음하하하 내친김에 진도 나간다. "타이 룹빠이 다이마이카?" 당신들 사진을 찍어도 될까요?라는 뜻으로 그동안 익힌 단어들을 종합하여 용감하게 말을 해보니 그들 중 가장 키가 크고 아빠인 듯한 분이 뚜벅뚜벅 앞으로 나오며 내 카메라를 달라 한다. 그런데 주변의 여자들은 나의 뜻을 알아차렸을까? 그게 아닌 것 같아. 그게 아니야아~ 그런 말을 하는 것만 같고 그가 멈칫한다. 그는 아마도 이럴 때 대부분 사람들은 사진을 찍어달라 하고 자기가 우리 사진을 찍어줘야 한다고 느꼈던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또 없는 실력 발휘하여 "마이차이 마이차이" 하면서 내 카메라를 들고 그쪽을 찍어도 되겠냐는 시늉을 한다. 하하 언어보다도 우선 되는 게 바디랭귀지이며 이건 웬만하면 다 통한다. 푸하하하
그저 내가 태국 말하는 게 신기한 듯 모두가 미소를 띠고 찍어도 좋다는 듯 바라본다. 사진을 찍으면서 보니 나이 드신 할머니도 있고 아주 젊은 아가씨도 있다. 그야말로 대가족이 나들이를 나온 느낌이다. 아니 아마도 온 가족이 골프장 일을 하고 있는 가 보다. 할머니 엄마 아빠 삼촌 모 그렇게 모두 모여서 말이다. 카트에 앉아계신 분이 할머니인데 참 고우시다. 그리고 얼굴을 칭칭 동여맨 오른쪽의 아가씨는 살짝 보이는 눈만으로도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게다가 남자들은 또 얼마나 잘생겼는지. 쿤 쑤워이라고 말해볼까? 쿤뻰콘쑤워이. 당신은 참 예뻐요. 아니, 남자는 쑤워이가 아니겠지. 여자가 쑤워이일테고 그렇다면 남자가 잘생겼다 당신 참 잘생겼어요는 태국어로 어떻게 말하는 걸까. 궁금 왕궁금 하하 그러나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미소로 모든 건 통하는 것 같다. 잠시지만 따뜻한 마음이 오간다.
문득 이제 티샷을 해야 하는데 그런데 아, 무어가 있지? 거의 끝나가는 홀이라 가져온 과자랑 다 먹고 롯데샌드 기다란 거 한 봉지 만이 남아있다. 그걸 가져다 그들에게 고맙다 하며 준다. 멀리 카트 위에 앉아계시던 그곳의 노장 같은 할머니께서 웃으면서 와보라는 손짓을 한다. 아, 이제 티샷을 해야 하는데. 내 차례가 되어가는데. 그래도 달려가니 무언가를 권한다. 봉지 안에 과일이 담겨있다. 네 감사합니다 하면서 한 개를 집어먹는다. 두런두런 무언가 바쁘시더니 이제 우리가 막 티샷을 하려 할 때 또 그 할머니의 지시가 떨어지는 듯하더니 키 큰 남자가 다가와 봉지를 내민다. 일단 받아놓고 드라이브 샷을 하고 카트에 타며 "싸왔디카 컵쿤카" 인사를 하고 휭 떠난다. 카트로 이동하며 그들이 준 것을 보니 동그란 사과 같은 것인데 우리 모두 나누어 먹을 수 있도록 예쁘게 칼로 금을 그어 담아 주셨다. 하하 그 예쁘게 금 간 대로 잘라 나누어 먹어보니 와우 아주 싱싱하고 너무 맛있다. 아삭. 아, 맛있어. 우리 모두에게서 감탄이 쏟아진다.
하하 그렇게 그 대가족과의 인연은 끝난다. 처음엔 강아지를 찍으려 했다. 비쩍 마른 강아지가 그냥 버티고 카트 도로에 앉아있는 게 아닌가. 그래서 그 강아지를 찍으려다 대가족을 발견했고 "싸왓디 카"라고 무작정 말해봄으로써 이런 관계가 잠시나마 이루어졌던 것이다. 현지어의 위력이라니. 음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