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골프 두리안 파티

라차부리 드래곤 힐즈 C.C.

by 꽃뜰

라차부리 드래곤 힐즈 C.C.

두리안 살 수 있어요?


캐디가 구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아침 일찍 나가 카트에 앉아 채 주인을 기다리는 캐디들에게 이야기한다. 누구나가 다 손짓으로 가리켜주는 아가씨가 있었으니 바로 녹이라는 캐디다. 영어가 조금 되고 또 복잡한 말은 구글 번역기로 통화를 할 줄 아는 젊은 아가씨다. 4킬로짜리 두리안을 잘라서 2킬로씩 만들어 한 팩에 300밧씩 받는단다. 우리나라에서 사 먹으려면 백화점에나 가야 있고 15만 원은 족히 주어야 살 수 있다는데 300밧이면 겨우 만 이천 원 정도니 얼마나 싸게 먹는 건가. 그리고도 맛이 여기 것과는 비교도 안된다니 먹는 게 남는 거란다. 그나마 내가 좀 태국어가 되니까 교환수가 되어 녹이라는 캐디와 이야기를 나눈다.


호텔에서는 두리안 먹는 게 절대 금지다. 그래서 몰래 아주 몰래 녹과 이야기를 하여 밤에 만나 전달받기로 한다. 프런트 몰래 가지고 들어가고 그리고 먹은 쓰레기도 나중에 골프장에 가서 버리기로 한다. 호텔에 들키지 않도록. 하하. 여러 번 태국이며 말레이시아며 갔었지만 냄새가 하도 이상해서 우리는 근처에도 안 갔던 과일이다. 그런데 거기 폭 빠진 사람들이 얼마나 그 과일을 칭찬하는지 이번에는 우리도 꼭 두리안의 매력에 빠져보기로 한다.


녹의 전화. 한창 저녁 식사 후 맥주파티 중인데 전화가 왔다. 나는 밥 먹다 말고 슬그머니 밖으로 나간다. 녹이 오토바이에 남동생인가를 달고 딸딸 딸딸 달려왔다. 두리안을 2,700 밧어치 즉 9팩을 사 가지고. 캐디 돈 없어하는 통에 우리는 미리 아침에 돈을 주었던 것이다. 그리고 두리안을 사게 된 것이다. 다다다다 오토바이에 동생을 달고 나타난 녹. 호텔에 들키지 않으려 정문에서 멀찌감치 까지 마중 나간 나.


컵쿤카(감사합니다)하면서 두리안을 받아 일단 이층 우리 방에 숨긴다. 안전하게 우리 방에 내려놓고 아직 맥주파티 중인 식당으로 간다. 아, 그런데 호텔방에 두기만 했는 데도 어찌나 냄새가 진동을 하는지. 사겠다고 주문한 사람들을 몰고 우리 방 근처 도착도 하기 전에 벌써 온 복도에 냄새가 가득하다. 방 문을 여니 방 전체가 독가스에 오염된 듯 그 이상한 냄새가 가득이다. 어쩌면 좋나. 들키겠어. 주문한 대로 나누어준다. 조심조심 프런트에 들키지 않도록 가슴에 꽉 품고 가세요~


목욕재계하고 생애 첫 두리안을 드세요.


그렇다. 남편과 나는 두리안을 처음 먹는 것이다. 냄새가 독해 피해 다녔으니까. 눈도 안 주었었다. 처음 시도한다니 이제 두리안의 세계에 오심을 환영한다며 생애 첫 시식 때는 목욕재계하고 정중하게 먹어야 한단다. 하하 푸하하하 우리의 두리안 세계 입성이 그렇게나 신나는가 보다. 하하 이렇게 먹어라 저렇게 먹어라 난리들이다. 이번에 주문한 분들은 모두 두리안의 세계에 폭 빠진 두리안 마니아들이기 때문이다. 그게 냄새가 하도 독해 부부가 함께 좋아해야지 한 분은 아내가 싫어하기 때문에 화장실 들어가서 먹어야 할 때도 있고 먹고 나서는 꼭 환기시켜야 하고 양치질도 빡빡해야만 한다고 혼자 먹는 고통을 호소한다. 하하


우리는 그야말로 목욕재계하고 음. 드디어 두리안을 먹는 의식을 진행한다. 조심조심 냄새나지 않게 팩에 쌓인 두리안의 비닐을 벗기기 시작한다. 음. 하이고 냄새. 맛이 어떨꼬. 살짝 한 입. 음 냄새는 그야말로 꼬랑꼬랑 하지만 달콤한 듯하면서도 아, 뭐랄까. 음 괜찮네. 맛있다. 그런데 남편은 그리 맛있는지 모르겠단다. 귀한 거라니까 먹는다는 표정. 배가 부르다. 하긴 저녁을 가득 먹고 그리고 또 무슨 두리안. 두리안은 단백질 가득이란다. 그래서일까. 한 개를 먹었는데 너무 배가 부르다. 그런데 요 냄새나는 것이 한 번 빠지면 참을 수가 없단다. 그럴까? 난 맛있다. 여하튼 우리는 두리안의 세계에 그렇게 첫 발을 내디뎠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