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상한 징크스랄까 습관이랄까 특징이랄까가 있다. 꼭 해야 하는 아주 중요한 일 앞에선 딱! 머리도 몸도 마음도 싸늘히 식어버린다는 것. 평소에 열심히 준비하던 것도 딱 데드라인이 코앞에 오면 모든 게 얼어붙는다. 시험 준비도 미리미리 하다가 막상 당일이 되어가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애들은 당일치기에 능하기도 한데 난 절대 당일치기가 안됐다. 그래서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그래도 당일치기를 이기기는 어렵기도 하다. 어제가 그랬다. 난 꼭 써야 하는 글이 생겼다. 그건 쓰고 싶어서 쓴다기보다는 중요한 어딘가를 다녀와서 일종의 참석기를 써야만 하는 것이었다. '써야지'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던 차에 회장님께서 전화가 와 "써주세요~" 하니 딱! 생각도 몸도 마음도 멈추어버렸다. 꼭 해야 하고 빨리 해야 하는 일인데 얼어붙은 마음은 자꾸 딴짓을 하게 한다. 남편을 꼬셔 새벽 두 시까지 넷플릭스를 통해 모범 형사를 본다. 그 시간이면 쓰고도 남았을 텐데. 세상에 너무 재밌다. 비밀의 숲보다 더 재밌다. 소파에 본드로 붙인 듯 착 달라붙어 꼼짝 않고 대여섯 편을 몰아보니 목이 뻐근 온몸이 뻑쩍지근이다. 눈은 TV를 향하고 있으나 맘속은 '쓰기 싫다~'가 자꾸 자리 잡는다. '써야 하는데~' 도 자리 잡는다. 그 바람에 매일 해야 하는 것들도 몽땅 땡! 얼어붙는다. 노트북이고 핸드폰이고 근처도 가기싫다. 그래서 어제 못 썼다. 오늘은 그것도 써야 할 텐데. 나의 아지트 카페에 가거나 도서관에 가면 잘 써질 텐데 코로나 때문에 갈 수도 없다. 어떻게 되겠지. 꼭 해야하는 그건 미뤄둔 채 오늘 장이 시작하기 전 부랴부랴 어젯밤 해야 했던 걸 한다. 파이팅!
사진 1. 현물 주식. 앗. 깜짝이야. 세상에 지수선물이 7.85포인트나 하락했다. 이건 대단한 폭락이다. 그러니 현물 주식이 맥을 못 추는 건 당연하지.
사진 2. 선물 주식. LG전자로 가득 채워진 모습.
사진 3. 500만 원 투자해서 거의 반토막이 되어가고 있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위험천만 선물 계좌의 지금 총액이다.
LG전자. 하이고 어떡하나 감정 대신 두 눈을 부릅뜨고 노려봤다.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내려가는가? 아니다. 아직 위에 있다. 눈에 힘을 푼다. 내가 할 일이란 아무것도 없다.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선이 20일선 위면 매수 유지일 뿐야요~ 푸하하하
현대모비스. 캬~ 그 많은 수익을 다 되돌려주고 요 거이 웬 말이란 말인가. 그래도 어쩌랴. 아직 5일선이 위에 있는 걸.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내려가야 매도할 뿐야요~ 그래. 오늘 다시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리라. 그러나 하루 종일이 아니야. 다만 3시 20분에 볼 거야. 최소한의 시간 투자. 룰루랄라 그 많은 하루를 난 내가 좋아하는 다른 걸 하리라. 오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