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몰래주식투자 깜깜

선물주식현물주식매매일지

by 꽃뜰

깜깜하다. 사방에 아무것도 안 보인다. 어쩜 차가 한 대도 없을까? 앗 저기 깜빡깜빡. 차가 보인다. 쌩 달려가 뒤에 붙는다. 안심이다. 사방이 깜깜한 때 홀로 운전하는 건 무섭다. 지금은 새벽 다섯 시. 호기심 천국에 도전을 즐기는 내가 운전에선 그렇지 못하다. 고속도로에선 쓰레기차 화물차 이삿짐차 유조선 차 등 거대한 트럭 뒤만 졸졸 따라다녔다. 와이? 속도를 내지 않아도 되니까. 조수석에 앉아 분통 터지는 서방님. 속도 더 못내? 왜 저런 차만 쫓아다녀. 도대체 운전 경력 몇 년인데. 그런 소리를 늘 들어야 했다.


그렇다 나의 면허증은 85로 시작한다. 즉 1985년에 딴 것이다. 그때부터 난 운전을 했다. 그런데 난 운전에서만은 과감하지 못하다. 실기 세 번 때에야 합격하던 날 탄천 면허시험장이었다. 부들부들 떨며 언덕 위 시동 꺼지지 않게 조심조심, 주행 중 급브레이크 확실하게, 그 많은 코스를 식은땀 흘리며 해내고 드디어 내렸을 때 들려오는 합격! 소리였던가 반짝반짝 파란 불이었던가 여하튼 남편이 기다리고 있는 모두의 대기석 스탠드로 달려가면 모두가 박수를 치며 축하해주었다. 그땐 모두가 그랬다. 너무 많이 떨어지니까 누군가 합격! 이 나오면 스탠드의 응시자들 그들의 가족 모두가 크게 박수를 쳐주며 기뻐했고 운전자는 개선장군 인양 으쓱하며 들어섰다. 하하.


그 누구도 운전은 한다며 떨리는 마음을 다잡던 나. 모든 것의 시작은 책으로 하는 나. 운전하는 법도 책으로 일단 단단히 무장했던 나. 그러나 영 기를 못 펴던 나. 오죽하면 시내 연수시켜주던 남편과 대판 싸우고 나 안 해! 시내 한복판에서 차를 세우고 차 문이 부서져라 꽝! 닫고 내려버렸을까.


그러던 내가 지금 새로 난 도로를 달리고 있다. 그가 아무리 좋다 해도 익숙하고 편한 옛 도로만 고집하던 내가 문득 생각이 바뀌어 새 도로로 접어들었던 것이다. 말을 절대 안 듣다가 어느 날 문득 이렇게 대책 없이 말을 듣곤 한다. 그는 지금 쿨쿨 집에서 자고 있는 데 나 혼자.


뻥 뚫린 고속도로 같은 도로여서일까 새 도로여서일까 새벽 다섯 시 이른 시각 이어서일까. 흑 아무 차도 없다. 사방이 깜깜할 뿐이다. 훤한 대낮에 진작 서방님 말 들을 걸 왜 이런 때 문득 그의 말을 따를까? 신호등 많고 차 많은 옛 도로로 가고 싶다아아.



사진 1. 현물 주식. 500만 원 투자해서 857만 원이면 오케이. 장기전 종목이다.

사진 2. 선물주식. 아직 나의 원칙을 깨지 않았기에 들고 있다.

사진 3. 선물주식 예탁금. 850만 원이 투자원금이다. 힘내자 힘!!!


배당을 노리고 저축 식으로 투자한 장기전 종목이므로 어찌 되어도 눈 하나 깜짝 않는다. 호홋. 뉴스에 따라 어떻게 차트가 변하는지 구경할 뿐이다. 파이팅!!!


월봉이 무너지지 않는 한 현물 주식에선 들고 있을 예정이다. 그러나 선물주식에선 이야기가 다르다. 하시라도 5일선이 20일선 깨고 내려오면 탈출한다. '난 아무것도 몰라요~ 5일선이 20일선 아래로 내려가면 매도할 뿐야요~' 요것만 할 줄 알면 난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고 살아남기만 하면 대박의 기회는 언제든지 온다. 하하 푸하하하 대박의 꿈을 안고 오늘도 파이팅!!!


(사진: 꽃 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