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1964년부터 1969년까지 광화문 한복판의 서울덕수국민학교를 다닌 많은 친구들이 있다. 학생이 너무 많아 2부제도 모자라 3부제까지 했던 학교. 학구제 위반으로 많은 학생을 쫓아내고도 한 반에 백 명씩 10반을 졸업시킨 학교. 주소 두 개를 외우고 다니다 학교에서 검사 나오면 가짜 주소인 학교 근처 집에서 며칠이고 살아야 했던 학교. 그때 살아남은 친구도 쫓겨난 친구도 그 무용담을 이야기하자면 끝도 없는 친구들. 그중 한 아이는 아르헨티나에 살고 한 아이는 시애틀에 살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있는 아이가 너무도 멋진 사진을 보내왔다. 우리는 그렇게 띄엄띄엄 연락하며 옛 추억을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