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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Mar 28. 2023

매니페스트

남편과 나는 밥 먹을 때만은 드라마를 본다. 우리나라꺼건 미국꺼건 여하튼 드라마다. 넷플릭스에서 휘휘 뒤지다 그럴듯한 게 보이면 일단 1편을 본다. 괜찮으면 고우고우. 그걸 위해 우린 식탁을 마다하고 밥 먹을 때마다 밥상 위에 차려 둘이 낑낑 들고 거실 커다란 TV앞에 자리 잡는다. 맘에 꼭 맞는 드라마를 보며 느긋하게 세월아 네월아 밥을 먹는 이 기분이라니. 하하. 그런데 그렇게 골라낸 드라마가 매우 재밌다? 그럼 행복의 극치다. 푸하하하 이번이 그랬다. 누구에게 들어서가 아니라 내가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듯 그냥 넷플릭스를 휘휘 뒤젓다 걸려든 미국 드라마. 매니페스트다. 잠깐 manifest? 뜻이 모지? 명백한 이라는 뜻도 있지만 비행기 승객 명단이란 뜻도 있다. 아마도 후자일 듯싶다.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쌍둥이 남매 그렇게 3대가 자메이카로 휴가 여행을 다녀오다 복잡한 공항에서 비행기를 뒤에꺼 타면 400불씩 준다는 말에 쌍둥이 남매 중 남자애랑 그 애의 아빠랑 그 애의 고모인 아빠의 여동생이랑 뒷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잠깐 뒤에 도착한 줄 알았는데 5년의 세월이 흘렀다며 벌어지는 일들. 단 한순간도 눈을 못 떼게 한다. 너무 재밌다. 하하 남편과 나는 한편만 더! 한 편만 더! 하다 겨우 절제하고 자기 할 일로 돌아왔다. 중간에 끊은 게 아쉽긴 하지만 아직 볼 게 남았다는 건 기쁜 일이다. 푸하하하.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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