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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Oct 09. 2023

석류 딱 하나

도무지 두 그루를 심었을 뿐인데 거기서도 딱 한 나무에만 석류 딱 한 개가 열렸다. 마트에서 보는 아가 머리통만 한 커다란 석류를 꿈꿨는데 더 이상 커지지 않는 걸까? 볼 때마다 커지기는커녕 어째 더 작아지는 느낌까지 든다. 대신 색이 좀 더 새빨갛게 변한 것 같다. 딱 하나니까 이 정도에서 딸까? 하다가 아, 모르겠다. 그건 나 혼자 결정 내릴 게 아닌 것 같다. 마침 여행을 간 S부부이기에 이번 밭갈이는 남편과 나 둘이서만 했다. S가 돌아오면 그녀 의견을 들어 딸지 말지 결정해야겠다. 그녀에겐 하동에서 크게 밭농사를 하고 있는 친언니가 있기에 많은 정보가 있다. 항상 두 부부가 가서 힘차게 일을 하고 커다란 나무 밑에 돗자리를 깔고 가져간 음식들로 한바탕 먹자파티를 열었는데 남편과 나 둘이서만 가니 그런 저런 함께 하던 모든 게 그립다. 언니~ 그렇게 하면 안 돼. 이렇게! 시범을 보이며 나를 이끌던 S. 막걸리도 없다. 나의 남편은 술을 안 좋아하기에 나랑 남편 둘 만의 새참엔 막걸리가 없다. S부부와 함께 할 땐 꼭 막걸리를 준비하고 캬~ 캬캬~ 즐겁게 쨍그랑 또 쨍그랑한다. 거긴 부부가 다 술을 좀 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것도 내가 오늘 특히 S부부를 그리워하는 큰 부분인 것 같다. 푸하하하 


(사진: 꽃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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