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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Mar 29. 2024

영어자막? 한글자막? 자막 없이?

영어로 들을까? 한국어로 들을까? 자막 없이 들을까? 항상 그게 내게는 고민이었다. 일거양득이라고 기왕 드라마를 보려면 미드를 보면서 드라마의 느낌도 갖고 영어도 익히리라. 그런데 그렇게 해서 미국 영화를 볼 때 항상 갈등이 그 세 가지다. 한국어를 보면서 아 영어로 저렇게 말할 땐 이런 뜻이구나를 익힐 것이냐 아니면 영어로 보면서 그래 저 말이 저 영어였구나 할 것이냐. 아니면 자막 없이 보면서 완전히 리스닝만 할 것이냐. 생각을 거슬러 보니 나의 대학교 때가 생각났다. 그때는 지금처럼 영화를 마음대로 볼 수 있지 않았다. 오로지 미군 방송 AFKN에서 해주는 영화나 뉴스가 전부였다. 밤 12시면 항상 멋진 영화들을 상영했는데 전혀 들리지도 않고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영화니까 그대로 흐름을 따라갈 수 있었다. 그때 인상 깊게 봤던 Sun Flower. 그 멋진 영화를 거기서 처음 접했다. 영어로 나오는 것만 들으니 굉장히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아는 단어가 나오나 귀 기울여 들었고 그렇게 집중하다 보니 완벽한 이해는 아니어도 그 내용이 느껴지며 얼마나 펑펑 울면서 보았는지 모른다. 그래. 그때 자막도 없이 그냥 무조건 집중해서 들었지. 그래서 결론 냈다. 들리건 안 들리건 한국어로 공부하는 건 다음이고 자막 없이 그대로 강행하리라. 집중해서 들어야만 하니 그 어마어마한 집중의 매력을 느껴보리라. 그렇게 결론내니 마음이 편하다. 그렇게 난 오늘도 One Day를 본다. 참 재밌다. 계속 듣다 보면 언젠간 완벽하게 들리겠지.


(사진: 친구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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