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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뜰 Jan 31. 2019

골프여행 말레이시아
말라카해변 에이파머사

18홀 밖에 칠 수 없는 주말엔 관광에 나서는 알뜰함

<2019.1.13. 일요일>


토요일과 일요일은 에이 파머사 골프클럽에서 18홀만 허용된다. 평일처럼 36홀을 맘껏 즐길 수가 없는 것이다. 아마도 현지인들이 많이 치러오기 때문인가 보다. 그래서 우리는 아침 일찍 18홀을 치고 오후에는 관광을 하기로 한다. 말라카 에이 파머사 일인당 8만 원씩 내니 대형버스가 메인 오피스에 도착해 우리를 싣고 떠난다. 


 오자마자부터 갇혀서? 하하 물론 자발적이지만 어쨌든 갇혀서 공만 치다 처음으로 말레이시아 나들이다. 골프장에만 있다가 바깥 풍경을 보니 새롭다. 이 곳은 시골 이어서일까 거리 풍경이 아주 소박하다. 시내가 가까워질수록 점점 거리 모양이 바뀌는데 우선 집들이 아주 깔끔하다. 


관광지로 들어오니 등장하는 많은 가게들. 왼쪽 입구 위를 보니 게스트하우스라 쓰여있다. 2층에 널린 빨래. 난 왜 그렇게 빨래 널린 일상의 집들이 궁금한 것일까 그곳이 어디가 되었건. 나처럼 빨래하고 밥하고 그렇게 하루는 이 세상 누구에게나 비슷하구나 이 세상 우리 모두의 삶은 그렇게 대충 비슷하다는 그걸 확인하고자 함일까.  다오래. 코리안 비비큐~ 반가운 상표다. 그렇게 한국 가게도 많다. 점점 거리 풍경이 화려해지더니 드디어 관광지에 다 왔다. 차에서 내린다. 버스에서 내려 걸어가며 보니 단정하고 예쁜 집들. 잘 주차된 많은 차량들. 


오토바이도 아주 예쁘게 주차되어 있다. 한가운데 히잡 쓴 여인. 젊은 연인이 함께 오토바이 타고 이 곳에 데이트 나왔나 보다. 히잡을 바람에 휙휙 날리며 오토바이를 타고 왔겠구나. 남자 친구 허리를 단단히 붙들었겠지? 상상만으로도 청춘의 사랑이 아름답다. 그런데 히잡? 그게 맞을까? 한번 찾아보고 가자. 정확한 명칭을 위하여.


사진출처: 중앙일보

마침 중앙일보에 기고한 이원복 교수님의 그림이 있다. 아하 요 그림이면 설명이 충분하다. 그러니까 이 정도로 머리 스카프처럼 머리 귀, 목, 어깨까지 가리는 것은 히잡이라고 해도 되겠다. 

사진출처:위키백과


말레이시아 관광을 하려면 우선 이 나라를 알아야겠다. 지리적으로는 그러니까 남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크게 말레이 반도 남부의 서말레이시아와 보루네오 섬 북부의 동말레이시아로 나뉜다. 아하 세계지도를 보니 확실히 알겠다. 말레이시아 아래로 쭉쭉 가면 호주가 나오는구나. 


사진출처: 조선일보

조금 가까이에서 지도를 보니 더욱 확실하다. 위로는 태국, 아래로는 싱가포르 그리고 인도네시아. 3,200만 명 정도의 인구라~ 이슬람교가 국교지만 종교의 자유로 다양한 종교가 함께 한다.  

보는 길에 이 나라 국기까지. 왼쪽 위의 초승달은 국교인 이슬람을 상징, 왼쪽 위의 별은 14 각별이고 줄무늬는 14개 줄로 말레이시아를 이루는 14개 주를 상징한다. 여기 싱가포르 주까지 합쳐져 14였고 나중에 싱가포르는 떨어져 나갔으나 국기는 그냥 계속 14줄짜리를 사용한단다. 이제 말레이시아 기본을 알았으니 전진~


단체로 오토바이 타고 이 곳에 관광 왔나 보다. 오토바이를 정렬시켜놓고 이렇게 저렇게 사진 촬영 중인데 깔깔 푸하하하 웃음이 하늘을 찌른다. 보는 우리도 그냥 막 웃음이 나온다. 그들의 행복이 순식간에 전염된다. 



여행사 프로그램이 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전문 가이드가 따라붙는다. 해설을 듣기 위해 이동하는데  이렇게 멋진 옛날 차가 잘 모셔져 있다. 말라카는 동서 해양 교통의 요지로 강대국들이 무척 탐을 낸 곳이다. 그래서 전쟁이 그치질 않는다. 1511년 포르투갈에 점령되고 후에는 네덜란드와 영국의 침략을 받는다. 이 말라카는 동양과 서양이 만나는 곳으로 동서양이 융합된 독특한 문화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줄줄줄줄 가이드가 들려주는 역사적 이야기는 무척 재미있다.  


그러니까 요것이 그 유명한 산티아고 요새인데 음... 산티아고? 많이 들어본 말 아닌가? 친구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고 와서 몸무게 10킬로를 뺐다고도 하고 발에 물집이 생겨 혼나기도 했다는 그 산티아고와 같은 말일까? 호기심 퐁퐁. 그래 늦어도 찾아보고 가자. 뒤적뒤적. 아하~


Santiago 예수의 12 사도 중 한 명인 야고보를 스페인어로는 이아고 Iago 라 하는데 앞에 성인을 뜻하는 산토 santo 가 붙으면서 산토 이아고  Santo Iago 이 것이 변하여 산트 이아고  Sant Iago 산티아고가 된 거구나.  

한마디로 성 야고보라는뜻이렸다. 엣헴. 스페인에서는 야고보가 예수의 12제자중에서 가장 숭배받는 사도라는 것을 덤으로 얻는다. 아하. 


올라가는 길에 많은 그림을 팔고 있는 아저씨. 나도 모르게 찰칵 촬영을 했는데 사진 찍지 말라한다. 아. 쏘리~ 하고는 급히 카메라를 거둬들인다. 그런데 그때 찍힌 사진을 보니 아주 멋진 그림들이 많다. 좀 찬찬히 구경할 걸 그랬다. 올라가는 데 급급해서 그럴 여유가 없었다. 올라가는 길목마다에 평지가 조성되어있고 그곳에는 많은 장사꾼들이 있다. 그리고 고양이도 함께 살아가는가 많은 고양이들이 보인다. 


가면서 위를 올려다보니 오홋 높은 성벽 위에 조그마한 창이 있고 거기 감히 발을 내리고 아슬아슬 앉아있는 멋쟁이 아가씨들. 사진 촬영을 위해서겠지만 저러다 떨어지면 어떡할꼬? 조마조마 하하 그러나 얼른 저곳에 가봐야지 하는 생각에 후다다닥 얼마나 멋진 사진 촬영의 기회겠는가. 


와우. 정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저 멀리 보이는 바다! 바로 저거다. 저렇게 바다를 빤히 볼 수 있기에 이곳 말라카는 아주 중요 요새가 될 수 있으며 강대국들이 그렇게나 노렸던 것이다. 

세인트 폴 성당 스타더이스 뒷산에 있는 교회 터로 그리스도교 포교의 거점지이며 프란시스 자비에르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는 곳이다. 가톨릭을 반대하던 네덜란드인이나 영국군의 공격에 의해 파괴되어 폐허가 되었고 겨우 그 잔해만 남아있다. 유럽의 강대국들이 아시아의 작은 도시를 차지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한 전쟁을 치렀는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성당 앞을 굳건히 지키고 서 있는 자비에르 신부. 스페인에서 출생한 그는 가톨릭을 처음 아시아에 알리느라 애쓰다 돌아가신다. 그 유해가 이 곳에 6개월간 안치되었다 인도로 이장되었는데 시신이 전혀 훼손되지 않아 이곳이 성지로 유명세를 탄다. 아, 참 인자한 모습. 한참을 바라본다. 무언가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는 듯싶다. 


올라올 때 보았던 아가씨들처럼 창문에 걸터앉는 걸 연출하려니 그 창문 턱에서 촬영하겠다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줄로 서 있다. 차례를 기다릴 수 없어 차라리 창문 밖에서 카메라를 대보니 엉뚱한 다른 아가씨들이 찍힌다. 하하 밖에서 안을 그 창을 통해 찍은 것이다. 재미있다.  


말라카의 주인이 몇 번씩 바뀌면서도 굳건히 버텨낸 긴 세월의 흔적. 성당이 파괴되고 네덜란드 귀족의 묘지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석관 뚜껑과 비석들이 즐비하다.  다 허물어지고 벽면만 남은 성채는 몇 년 전 가 본 마카오의 성당 벽을 생각나게 한다. 그때도 세인트 폴 성당이었고 여기도 이름이 세인트폴 성당이다. 그리고 모두 포르투갈 점령 시에 건축되었다. 벽만 남아있는 모습이 많이 비슷하다. 

이 곳에서 보는 관광객 아닌 이 곳의 여인들은 거의 모두가 히잡을 쓰고 있다. 아, 이슬람 모녀. 저렇게 어린아이까지도 히잡을 쓰는구나. 참 예쁘다. 정식 이슬람교인들은 4명의 아내를 거느리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된다는데 그러니까 4번의 결혼이 가능한 건데 그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 무척 까다롭단다. 4명의 아내를 거느릴 재산도 일단 넉넉해야 하고 그리고 그 위계질서가 아주 잘 잡혀있다 한다. 4명의 법적으로 허용된 아내라니. 잘 상상이 가지 않는다. 어떻게 조화롭게 살아가는지가. 

성벽의 잔해에서 아가의 사진을 찍느라 여념 없는 새파란 히잡의 두 여인. 저렇게 어린 아가도 만약 여자아이였다면 히잡을 썼을까? 궁금하다. 여자들 머리 위의 파란색이 참 예쁘다. 붉은 벽돌이 이렇게 거의 회색이 되기까지 그 험난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진다. 

                  

조그마한 창문으로 빛이 빠꼼히 들어온다.  아름답다.  네덜란드인들이 묘지로 썼다더니 그 석관의 뚜껑과 비석들이 즐비하다. 그 죽음의 세계에서 보는 바깥세상의 한줄기 빛과 초록 나무. 무언가 삶과 죽음의 경계랄까. 이승과 저승. 이 곳에서 예배드리고 했을 그 옛날의 사람들을 상상해본다. 이미 사라져 버린 그들. 삶은 그렇게 죽음과 연결된다.                                                         

성벽 안에서 밖을 보면 이렇게 쭈욱 장사진이 펼쳐져 있다. 온갖 기념물을 팔고 있다. 성벽만 남아있어도 멋지다. 길고 긴 세월의 흔적이 우리에게 흘러가는 세월을 느끼게 한다. 세월이 흐르면 너도 나도 모두 죽음으로 가나니 넘 아등바등 헐레벌떡 살지 말지어다~라고 말하는 듯, 아 세월의 흔적이여. 


성벽만 남은 잔해들. 그 사이로 보이는 여전히 파란 하늘. 그렇게 우리 남은 자의 삶은 계속된다. 한참 길고 긴 역사의 흔적 그 옛 삶에 빠져있는데 그런데 앗, 가이드가 놀라 소리친다. 혹시 다리 약간 아픈 분 팀, 그 팀 못 보셨나요? 우리 팀 20명 만으로는 대형버스가 다 안 차기에 그곳 에이 파머사에 공치러 왔던 사람들 중 관광을 원하는 4명과 또 4명이 합류하여 총 3개의 팀이 함께 여행 중이었다. 그런데 문득 그 4명이 안 보이는 걸 이 꼭대기에서야 발견한 것이다. 

그때부터 이 가이드는 모든 설명과 안내를 보류한 채 여러 곳과 통화하기에 바빴으니 그 팀의 단 한 명이라도 전화번호를 알아내 연락하는 것이 급 과제였으리라. 십분 이해하여 가이드가 불편하지 않도록 우리는 조용히 아무 말 않고 기다려준다.  


우리는 그냥 사진을 찍으며 배회한다. 아무 설명도 못 들은 채. 급기야 그들을 찾았다는 가이드는 이미 그들이 내려가 있다며 우리의 스케줄을 수정해야겠다 한다. 아이참 단체행동에서 모 이런 사람들이 있을까? 모두들 투덜투덜 그들 때문에 한참을 기다린 거 하며 수정된 스케줄 하며 영 기분이 좋지 않다.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 뭉게뭉게 그리고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성벽을 뒤로하고 가이드가 옮겨와 달라는 곳으로 즉 그 단독으로 행동한 4명이 기다리고 있다는 곳으로 재빨리 이동한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아래로 내려와 그 단독팀을 만나니 얼마나 미안해할까 하는 우리들 걱정과는 달리 오마 낫. 꽥!!!! 도리어 소리소리치며 화를 내는 게 아닌가?

보다 못한 우리 팀의 한 분이 당신 그러는 거 아니라고 소리치기에 이르렀고 더욱 격분한 그분 더욱더 소리소리치고 심지어 몸싸움까지 일어날 뻔하는데 모두들 놀라 우왕좌왕.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아니 왜 단독 행동한 저분이 도리어 큰 소리를 내지? 그 얌전하던 사람들이 모두 난리가 난다. 격분한 우리 팀의 남자분들은 그 못된 사람을 응징하고자 난리들이고 아내들은 뜯어말리고. 가이드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하고. 이들은 가이드가 몇명을 데리고 화장실 간 새 알려준 스케줄대로 미리 올라갔다가 꽃마차 탄다고 해서 내려와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 와 그러잖아도 화나는데 왜 도리어 모라하냐면서 화가 단단히 났던 것이다.  격돌이 붙고 관광 중이던 사람들 몰려들고 그 와중에 달리는 꽃마차들은 빵빵 경적을 더 크게 울려대고 우아 난리도 난리도 그 난리가 없다. 가이드는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연발하다 결국 엉엉 울음을 터뜨리고  나 안 해! 그냥 집에 갈 테야. 차 보내줘! 그 적반하장의 한 명이 돌아가겠다고 소리소리치고 그야말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진다. 


먼 타국에 와서 우리나라 사람끼리 이 무슨 창피란 말인가. 그렇게 언성이 높아지고 한바탕 난리가 나니 주변 관광객은 구경거리 낫다고 가던 길을 되돌아 몰려들고 가이드는 눈물범벅 어쩔 줄 몰라 엉엉 울고 꽃마차는 빵빵 빵빵 더욱더 커다랗게 경적을 울려대고 달려라 달려 쌩쌩 달려라 꽃마차 빵빵 빵빵빵 경적소리에 엉엉 울음에 아..... 난리도 난리도. 그렇게 사람은 서로의 입장이 다른 것일까. 가이드 말 따라 가이드 곁에서 계속 다닌 우리는 정말 따로 행동한 그가 너무나 미안해할 줄 알았다. 헉 그런데 이게 무엇이냐. 도리어 그가 버럭 화를 내버리니 거기서 우리 모두 혼란의 상태로 빠진 것이다. 어쨌든 꽃마차는 예약이 되어있어 광장으로 꽃마차를 타러 모두 걸어간다. 가이드는 엉엉 우는 채 우리 모두는 씩씩 거리면서. 


쌩쌩 달리는 이 꽃마차 기사들은 빵빵 클랙슨으로 자기들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가 몰려 서서 싸우고 있는 우리 앞을 지나며 귀청이 떨어져라 모든 꽃마차가 빵빵 빵빵 경적을 울려댄다. 우아... 그 소리가 얼마나 얼마나 시끄러운지 온통 사람들 혼을 쏙 빼놓는다. 아 저 빵빵 소리만 안 들려도~ 아 미치겠다 정말. 



그러나 우리는 역시 대한민국이다. 그럼 그렇지. 이국 만리 타향에서의 대한민국 사람들 아닌가. 설령 서로 생각하는 바가 달라 격하게 다투었을지라도 우리는 대한민국. 아 대한민국! 슬며시 다가와 손을 잡는 단독 드리블의 화낸 사람. 행여 손을 내민 그가 어색할까 즉시 화답하는 화에 화로 응했던 손 잡힌 그. 그렇게 서로서로 화해무드가 이루어져 이 분 격하게 다투었던 이 두 분은 여행 내내 이렇게 손을 꼭 잡고 다니게 되었으니 하하. 우리는 대한민국. 멋진 국민이다. 화해를 안다. 


말라카 관광의 중심 네덜란드 광장이다. 여기서 꽃마차를 탄다. 꽃마차? 꽃마차란  트라이쇼 Trishaw라는 것으로 싱가포르와 이 곳 말라카에서 아주 유명하다. 바로 이 네덜란드 광장에서 이 꽃마차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이 꽃마차들은 수시로 빵빵~ 사정없이 경적을 울려대는데 사람 많아 복잡한데 그 커다란 소리에 깜짝깜짝 놀라며 그야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다.  

  

이 네덜란드 광장에는 네덜란드 통치 시절인 17~18세기에 지은 벽돌색 건물들이 줄지어 서있다. 특히 정면에 보이는 교회는 1753년에 네덜란드 건축 양식으로 지은 그리스도 교회인데 네덜란드 벽돌이 쓰여 더 유명하다. 특히 내부에는 최후의 만찬 벽화가 있다. 


영어로 말라카 말레이어로 믈라카인 이 곳은 동서 해양교통의 중심 말라카 해협의 항구도시로 동남아시아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다. 아시아의 쿠바라 할까. 중국 말레이 인도 포르투갈 등 다인종 다문화가 한데 어울려 사는 역사적인 도시다.


스타더이스 STADTHUYS 1650년 네덜란드 총독 공관으로 지은 건축물로 동남아시아에서는 가장 오래된 네덜란드 양식의 건축물이다. 지금은 말라카 역사박물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된다. 


유명한 이 분수대 앞 네덜란드 광장에서 우리는 이제 트라이쇼 꽃마차를 타고 여행한다. 예약이 이미 되어있어 줄지어 꽃마차가 등장한다. 재빨리 두 명씩 올라타는데 영어가 유창한 꽃마차 기사님. 카메라처럼 사각형을 손으로 지어 보이며 테이크 픽쳐 픽쳐 한다. 그 바쁜 와중에 우리 둘 사진을 여러 장 찍어주고 나서야 출발한다.



 띠띠 빵빵~ 경쾌하게 경적을 울려대며 쌩쌩~ 그야말로 신나게 달린다. 밖에서 들을 땐 그렇게나 시끄럽던 경적이 내가 타고 울려대니 그렇게 흥겨울 수가 없다. 무지막지 커다란 소리만큼이나 깜짝깜짝 놀라며 비켜서는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고 하하. 모든 것은 관점에 따라 이렇게 변할 수 있는 거구나. 그러니까 항상 역지사지 상대방 입장을 생각토록 노력해야겠다. 


그런데 이 꽃마차는 잠깐 보여주고 마는 게 아니다. 골목골목 그 옛날 길들을 누비고 다닌다.  쌩쌩 달리는 꽃마차 안에 가만히 앉아 구경하는 이 맛이라니. 꽤 운치 있는 골목을 구석구석 누비고 다닌다. 

꽃마차를 타고 달려라 달려~ 빵빵 뛰뛰빵빵~ 심심하면 크게 경적을 울려대며. 아니 사람 한 두명만 있어도 빵~ 빵빵~ 울려대는데 아마도 이 꽃마차 기사님들은 그때마다 깜짝깜짝 놀라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 모습을 즐기는 건지도 모르겠다. 하하  어쨌든 아름다운 골목길을  빵빵 뛰뛰빵빵~ 


휙휙 지나가는 중에 보이는 허름한 건물에 그려져 있는 멋진 그림들. 온갖 형태의 집들. 아 멋지다.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어릴 적 동요가 절로 튀어나온다. 신난다. 


자전거 타고 오는 할아버지는 이 동네의 모습과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스리 포기아타 비노야가르 무르티 사원. 18세기 후반 건설한 힌두교 사원으로 말레이시아에서는 가장 오래된 사원 중 하나이다. 여러 차례 보수 공사를 통해 화려한 색채의 외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쌩쌩 달리던 꽃마차는 어느 사원 앞에서 멈추고 우리 모두를 내리게 한다. 캄풍 클링 모스크 Kampung Kling Mosque  1749년에 완공된 유서 깊은 모스크로 도계 이슬람교도 (클링)에서 유래한 이름을 지니고 있다. 수마트라의 건축 양식을 도입해 동양적 색채가 물씬 풍긴다.  


사원에 들어가니 제일 먼저 등장하는 무덤. 꽤 넓다. 


무덤 한가운데 나무는 망고나무였다. 자세히 보니 이렇게 주렁주렁 망고가 달려있다. 아주 탐스럽게.


위로는 하늘이 빵 뚫려있고 계속 물이 퐁퐁 흐르고 있는데 옆에 있는 기도실로 가기 전 손발을 씻는 곳이란다. 말라카에 얼마 안 되는 순수 무슬림을 위한 기도의 장소이다.  



기도실 앞에서 오가는 많은 관광객을 내려다보고 있는 무슬림.  참으로 평안한 모습이다. 문득 그들의 평안함을 남기고 싶다. May I take your picture? 조심스레 물으니 오케이 오케이 하며 웃음까지 지어준다. 푸짐한 그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넉넉함이여. ㅎㅎ 감사합니다. 

꽤 오래된 어마어마한 신전의 모습이다. 처음 지어질 땐 목조건물이었지만 이후 벽돌로 재건축했단다.  무슬림이 아니고는 이 신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그래서 애꿎게 무덤만 실컷 감상하고 나온다. 신전 기도실은 무언가 뻥뻥 뚫려있는 게 아주 시원할 것 같은 모습이다. 


캄풍 클링 모스크에서 나와 조금 더 걸으니 이번엔 쳉 훈 텡 사원 Cheng Hoon Teng Temple 15세기 초반에 말라카에 정박한 명나라 장군 정화를 기리기 위해 세운 사원의 하나로 명나라에서 자재를 가져와 1646년 완공했다. 전국 각지에서 참배객들이 모여들어 경내는 언제나 붐빈다. 이 사원에서는 독특하게도 도교와 유교, 불교를 모두 만날 수 있다. 자기 종교에 가서 경배하면 된다.  


중앙 홀에서 가장 중앙의 신은 관음상이다. 여기에 문과 무를 겸비한 관우를 함께 모신다. 부와 장수, 승진을 관장하는 불교의 신을 모시고 있으며 옆 건물에서는 조상의 위패를 함께 모신다. 이렇게 도교, 유교, 불교 성전이 나란히 함께 있다. 각자 자기 종교 따라 절하는 모습이 세 종교가 함께 모여져 있는 모습이 참으로 신기하다. 


뛰뛰빵빵~사원에서 나와 또 경적을 울리며 우리의 꽃마차는 거대한 행렬을 이루고 달려간다. 이십여 명이 나누어 탔으니 꽃마차 십여 대가 넘는 행렬이다. 아, 하늘은 파랗고 연꽃은 동글동글 꽃마차도 동글동글 따르릉따르릉 비켜나세요 꽃마차가 나갑니다 따르르르릉~ 호홋 꽃마차와 자동차가 뒤엉킨 곳. 자동차 보다도 더 센 소리를 내며 더 큰 파워로 질주하는 꽃마차들 트라이쇼~


거대한 꽃마차 행렬에 깜짝 놀라 카메라 터뜨리는 관광객들. 빵 빠앙 빵  더 흥겨워져 빵 빵 빵 빠 앙빵 더욱더 크게 경적을 울려대는 신바람 난 꽃마차 기사님들. 하하 푸하하하 안에 타고 있는 우리는 덩달아 흥겨워지고~


네덜란드어로 존커는 하인을, 히런은 주인을 뜻한다는 존커 스트리트와 히런 스트리트를 구석구석 달려주는 트라이쇼. 주인과 하인들이 사는 구역이랄까.  강변과 연결되어 나란히 줄지어진 카페들은 존커 스트리트와 히런 스트리트와 연결되어 골동품점과 작은 미술관, 특색 있는 식당들, 고풍적인 호텔과 네덜란드, 중국식의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끝없이 달리는 길. 곳곳이 아름다워라.


요건 또 무슨 집일까. 그림이 아주 멋지고 거대하다. 아웅 재밌다. 


그리고 들어간 쇼핑몰. 당장이라도 이 똥깟 알리를 먹지 않으면 큰일 날 듯. 그렇게 설명을 잘한다. 피를 맑게 해 준다는 이 것만 먹으면 만병통치될 듯. 3개월은 먹어야 피가 맑아진다는 말에 3개월치를 사겠다는 남편. 우선 한 달이라도 먹어보자며 겨우 달래 한 달치를 산다. 판매 실력이 대단하다. 포옥 빨려 들어 모두들 지갑을 열게 만든다. 우리나라에서는 홍삼을 보호하고자 수입이 안되므로 지금 꼭 사야만 한다는 절박성까지 넣어서 지금 당장 안 사면 건강이 악화될 것만 같은 그런 조바심을 갖게 만드는 특유의 판매 술.  


길거리 마다마다 특이한 그림들 운치를 더한다. 

코리안 비비큐에 들어온 우리는 오랜만에 삼겹살을 정말 실컷 맛본다. 새카만 티셔츠의 젊은 총각들이 신나게 고기를 구워주며 쿵쿵거리며 온갖 심부름을 다 한다. 쿵쿵 쿵쿵 그들이 걸을 때마다 방바닥이 심하게 울린다. 


말라카 해변의 정말 멋진 사원 해상 모스크 이슬람을 믿는 민족의 사원.  

말라카 해상 모스크는 그 풍경이 해변과 잘 어울려 많은 관광객. 특히 해 질 녘 해가 질 때 바다와 모스크의 조합은 동남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다. 황혼의 인생 샷을 건진다는 이 곳의 일몰 광경은 정말 기가 막히다. 


우리의 인생도 저렇게 저물어가려나


높이 솟은 사원과 함께 높이 떠있는 달님



정식 명칭은 Melaka Straits Mosque이지만 바다 위에 건축했기 때문에 바닷물 수위가 높은 날엔 바다 위에 둥둥 떠있는 것처럼 보여 해상 모스크라는 이름으로 더 알려져 있다. 


그리고 떠나는 말라카 리버 크루즈.

배를 타고 강변을 따라 한 시간 정도 도는데 주변 풍경이 정말 아름답다. 연인들은 나와서 데이트 중이고 가끔 강변을 뛰는 사람들도 보이고 음식점마다 강변 테라스에 사람들이 가득가득이다. 

강변의 건물마다 아름다운 그림이 그려져 있다.  강변 따라 이어지는 멋진 풍경들 강바람은 솔솔 아름다운 풍경에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찍느라 정신이 없다. 나도 물론.  


강가의 연인들 모습이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그림 속에 실제 인물로 공존한다. 인라인스케이트를 강변 따라 즐기는 중인가 보다. 


강가엔 이렇게 멋진 벽화의 레스토랑이 즐비했고 거기서 식사하는 사람들 또한 무척 많다. 강변 따라 줄지어 서있는 예쁘게 단장한 아름다운 독특한 집들.


이렇게 현관문 안으로 사람이 보이면 환상에서 현실로 돌아온다. 그래서 사람이 등장하는 모습이 좋다. 

참 재밌는 그림들


히잡 쓴 여인들이 데이트 중이고 젊은 엄마는 아가에게 강을 보여준다. 정말 다양한 삶들이 강변 레스토랑에 가득가득 모여 술잔을 나누고 있다. 그렇게 우리의 삶도 다양하게 펼쳐지리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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