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등 밀기에 불가능할 것 같던 10편이 완성되었네...ㅎㅎ 고마워.
나의 친구 시카고에 있는 글 잘 쓰는 아이는 투덜투덜하면서도 결국 17일 전에 해냈다. 브런치 북을 만드는 최소 에피소드 10화를 완성한 것이다. 음하하하 장하다. 바쁜 중에도 해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은 어떻게든 하게 되어있다. 숨겨져 있던 그 애의 탤런트를 나는 끄집어냈다. 이걸 계기로 그 애가 글쓰기의 많은 것에 도전하며 기뻐하기 바란다. 그 애가 보내온 제10화를 올린다.
<미국 생활의 오해와 편견>
미국 생활이 시작되면서 자연스레 느껴지는 건 한국에서 이민 오기 전 생각했던 바와는 괴리감이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여유가 있어지고 삶을 제대로 영위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우선 영어부터 녹녹지 않았다. 왜 한국교포들이 주로 세탁소, 의류 판매, 식당, 건설, 유통업 등 Blue Color Job에 몰려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여기선 나처럼 한국에서 오래 살다 이민 온 사람들을 1세대, 부모 따라 어릴 때 와서 초등. 중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을 1.5세대, 아예 미국에서 태어난 Made in U.S.A를 2세대라고 칭한다. 우리 같은 1세대는 딱 들어봐도 영어에서 청국장 내가 난다. 1.5세는 부모 같은 1세 대하고 얘기할 땐 일부러 알아들으라고 된장 영어 하다가 친구들하고 얘기할 땐 버터영어 하고 2세대는 영어는 물론 한국말에도 버터칠이 되어있어 잘 못 알아듣는다. 십여 년이 지난 중짜 1세대인 나는 전형적인 5분 영어, 음주 영어다. 여기서 5분 영어란 미국인을 처음 만났을 때
How are you?
Nice to meet you.
Where are you come from?
What's your name?
Where do you live?
여기까지 묻고 답하는 건 유창하다. 그러면 상대 미국인은 내가 영어를 잘하는 줄 알고 잘 못 알아듣겠는 여러 가지 질문과 이야기를 속사포같이 퍼붓는다. 뻘쭘한 웃음과 Yes, OK 만 반복하면 낌새를 알아채곤 더 이상 안 묻고 정적(?)이 흐른다. 여기까지 대략 5분 걸린다.
음주 영어는 그래도 술이라도 마시고 영어 하면 이것저것 뵈는 게 없으니까 횡설수설이라도 좀 더하게 된다. 자꾸 영어에 위축되니 1세대 교포는 미국인보다는 한국인을 찾게 된다. 그래서 미국엔 한인교회가 무척 많다. 한인 인구 7만 인 시카고에 한인교회만 250여 개. 한인이 많은 L.A. 에는 1,300여 개 란다. 한인교회에 나오는 교인을 보면 두 종류로 나뉜다.
*Christian
신심이 충만한 세례교인
*church member
그냥 한국사람 만나 교회에서 제공하는 한식 국밥에 깍두기. 김치 먹고 친교를 위해 나오는 사람. 물론 주기도문, 사도신경 못 외우고, 찬송가는 립싱크.
나같이 중년이 넘어 미국에 온 사람은 너무나 짧고 싱거운(?) 밤문화에 저으기 실망한다. 더구나 대개 한국에서 빵빵 잘 나갔던 화이트칼라 중년은 블루칼라 잡에 적응치 못하고 한국을 그리워하며 후회하다 유턴한 사람도 많다.
반면에 아이들과 여자들은 미국이 좋아 한국을 그리워하는 경우를 거의 못 봤다. 따라서 영어도 아이들과 여자들은 남자들보다 부쩍 잘하게 된다. 대개 부부가 미국 식당이나 마트에 가면 여자가 다 얘기한다. 그러니 중년 이상의 남자들은 교회나 골프장에만 한인끼리만 득시글. 미국 골프장은 한인들이 멕여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어떤 골프장엔 한국말로 금연, 김밥 금지라고 쓰여있다. 또 하나는 인종에 대한 편견이다.
백인: 점잖고 예의 바르지만 앞에서 웃고 뒤에서 뒤통수친다.
흑인, 멕시칸: 불량스럽고 무식하고 힘이 좋다.
인도인: 치사하고 더럽다.
아시안: 근면 성실하지만 이기적이다.
등등 여러 설이 있지만, 여러 인종을 접해본 나의 견해는 딱히 그렇지 않고 다 비슷하다는 것이다. '가는 말이 고우면 오는 말도 곱다.'가 정답인 듯하다. 또한 인종마다 체취가 있다는 견해도 있는데,
백인: 고기 누린내가 난다.
인도인: 카레 냄새가 난다.
한국인: 마늘냄새가 난다.
흑인: 고유의 암내가 난다.
일본인: 간장 냄새가 난다.
등등 여러 가지 말이 있으나 여러 인종이 뒤섞여 사는 미국에 살아보니 인종별로 나뉘는 게 아니고 딱 둘로 나뉜다. 잘 씻는 넘 향내 나고 안 씻는 넘 쉰내 나고. 그냥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별반 차이 없다. 경상도나 전라도나 막상 들어가 살아보면 별 차이 없듯이.
끝으로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지금이라도 미국으로 이민 오려는 사람에게 간단한 조언을 한다면 영어는 고급스럽게 너무 잘 준비하려고 영어학원 많이 다니지 말고 현지에 와서 가능한 미국인들과 자주 접하는 게 더 나을듯하고 현지 교포들에게 기대하지 말기를 바란다. 형제든 친지든 친구든 냉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