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은 세상의 마지막 따뜻함

혼자여도, 오늘의 밥을 짓는 사람들

by 혜다온

사람들은 말한다.

살림은 돈이 안 되고,

요즘 세상엔 필요 없는 일이라고.

그런데 이상하다.

죽음의 문턱에서 그리운 건 늘, 따뜻한 밥 한 끼였다.


그저 누군가가 끓여준 따뜻한 밥 한 끼,

그 밥에서 피어오르던 김의 냄새,

그 안에 섞인 숨결이었다.

살림은 그런 것이다.

세상의 가장 작은 움직임 속에

인간의 가장 큰 사랑이 숨어 있다.

누군가의 손이 하루를 지탱하고,

그 손끝이 세상을 다시 살아 있게 만든다.


밥으로 지탱되는 하루

아침이면 나는 아이들에게 사과를 깎아준다.

작은 한 조각이 하루를 단단하게 만드는 걸

몸으로 안다.

식사마다 영양을 생각하고,

손을 여러 번 씻고,

불의 온도를 조절하며 시간을 조율한다.

누군가는 그런 삶을 보고 말한다.

“그렇게 사는 게 피곤하지 않아요?”

하지만 엄마라면 알 것이다.

밥은 단순히 먹는 일이 아니라,

사랑을 나누는 방식이라는 걸.


혼자여서 더 따뜻한 사람들

이제는 가족의 형태도,

삶의 모양도 달라졌다.

혼자 밥을 차려도 괜찮다.

그건 세상에 지지 않으려는 마음이고,

나를 돌보는 가장 따뜻한 방법이다.

살림은 세상과 싸우는 일이 아니라,

세상과 함께 숨 쉬는 일이다.


살림은 사랑보다 오래가는 마음

살림은 효율이 아닌 온기로 돌아온다.

돈이 되지 않아도, 사람을 살게 하니까.

밥을 짓고, 방을 닦고, 손을 씻는 일들—

그 단순한 반복이 세상을 다시 따뜻하게 만든다.

살림은 관계의 의무가 아니라,

존재의 예의다.


세상을 살리는 마음

살림은 혼자 있어도 세상을 지탱하는 행위,

세상의 마지막 따뜻함이다.

오늘도 누군가의 부엌에서,

누군가의 손끝에서,

세상은 다시 살아난다.


손으로 하는 사랑

사랑은 말로 하지만,

살림은 손으로 한다.

그리고 손으로 하는 사랑이,

가장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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