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GIVE, FORGET? – 크리쳐는 무엇을 잊을 수 있을까”
요즘 핫한 영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을 봤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워낙 유명한 영화라서 '꼭 봐야한다'라는 생각이었다.
와.... 영상미와 배우들 연기 모두 다 진짜 엄청나더라!!! 미아고스의 의상, 분장에만 10시간 넘게 걸렸다는 그 디테일 모두!!! 기괴함 속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델 토로 다웠다.
많은 영화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부자관계, 부모와 자식간의 욕망에 대해 이야기하며 글을 써놨는데... 나는 그 부분보다는 '인간성'에 초점을 두며 봤다.
빅터가 온갖 인체실험을 통해 만들어낸 크리쳐는 지구상 그 어떤 동물보다 신체적으로 강하다. 그는 절대 죽지 않는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고통에 빠져있다.
크리쳐를 만들어 낸 빅터 또한 부모(특히 아버지)에게서 애정을 받지 못했기에, 정서적인 면에서 발달되지 못했다. 일종의 감정불구랄까? 그런 그가 시체조각을 이어붙여 어떤 존재를 만들어냈지만, 교육인들 제대로 시킬 수 있었을까?
자신의 아버지가 그러한 것처럼 "이것도 못해?"하면서 묶어놓고 체벌을 하는 것이 다다. 크리쳐가 자기 뜻대로 발달하지 않자 절망에 빠진.. 그러나 한편 그의 덩치와 신체적 능력에 겁이 난 빅터는 이 괴물을 직접 죽이려 든다. 이 지점도 매정한 그의 아버지를 닮았다. 아니, 오히려 빅터가 더 비겁한 인간일수도...
반대로 엘리자베스 역의 미아고스는 이 괴물을 발견하자마자 어떤 종류의 연민과 애정을 느낀다. 호기심으로 다가간 엘리자베스는 묶여있는 크리쳐에게 바로 연민을 느끼고, 그에게 따뜻함을 나눠준다. 이것이 크리쳐가 접한 최초의 인간성이다!
이 정도의 경험만을 한 크리쳐는 죽음을 피해 도망치다가 어떤 오두막에 들어가게 된다. 그 곳에는 눈 먼 지혜로운 노인이 살고 있다. 그 노인은 눈이 멀었기에 크리쳐에게 어떤 편견도 가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를 숲의 정령이라 부르며, 그의 연결되고 싶은 마음, 조금의 도움이라도 주고 싶어하는 마음을 알아봐준다.
크리쳐는 이 오두막의 한 켠에서 노인과 그의 가족들을 관찰하며 인간의 감정을 배운다. 표정, 대화, 비언어적 표현 등을 보며 '인간으로 사는 것'과 '저것이 어떤 감정인지를 보고 배운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이 어디에서 왜 태어났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여기에 노인은 용기를 갖고 자신이 왔던 곳으로 가보라 한다. 빅터의 실험장소를 간 그는 자신의 실체를 본다. 시체조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쓰레기의 집합체라는 것... 그게 자신이라는 것_ 그리고 돌아와 울부짖는다.
그 뒤로 그는 자신을 만들어낸 빅터에 집착한다. 근원적 관계에 집착하며, 빅터를 쫒아가고 그에게 상처를 준다. 빅터도 크리쳐를 죽이려 안간힘을 쓰며 그 둘은 아주 얽히고 섥힌 관계가 된다.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빅터와 크리쳐의 쫓기고 쫓김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사이에서 엘리자베스가 죽는다! 아... 나는 어찌나 미아고스의 말에 몰입했는지ㅠㅠㅠ 엘리자베스는 처음부터 크리쳐를 보자마자 안쓰러워했다. 그리고 자신이 죽는 것에 대해서도 '이게 나아요'하며 받아들인다.
나는 이 마음을 너무 잘 알겠다.
영화의 끝에서 빅터는 크리쳐에게 마치 아버지처럼 '너의 추함도 받아들이고 살아라'라는 식으로 말한다. 이젠 너의 그런 모습조차 인정하라면서....
언뜻보면 이게 영화의 메세지처럼 보인다. '나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라!'라며 대놓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하지만 내 눈에는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로 보였다.
크리쳐는 실제로 인간인 빅터보다 더 감정적이고 고통에 빠져산다.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 언제 어디서 죽음의 위협이 닥칠지 모른다는 것,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인식, 그 외로움, 절망감을 매 순간 절감하며 산다. 실제로 그가 가진 남다른 신체성 때문에 죽음의 아픔을 다 느끼면서도 다시 회복하는 고통까지 추가된 채로...
엘리자베스는 크리쳐의 이런 고통, 이런 아픔, 이런 외로움까지 바라보고 그를 연민했던 것 같다. 죽어가는 자기를 보며 '이게 나아요'라고 말한 것까지 보면.... 영생이 결코 축복이 아니라는 것을 안 것이다.
나도 이 지점 때문에 크리쳐가 참 안됐더라. 어떻게 저 죽지 못하는 삶이 파워이자 권력이 될 수 있겠는가? 자기가 태어나고 싶어서 나온 세상도 아닌데... 시체/쓰레기조각을 이어붙인 몸인 것도 알고 있는데 말이다ㅠㅠㅠ
에효...
그럼에도 그는 빅터를 놔주고, 살아가기로 한 것 같다.
그런 그대로...
그런 자기대로... 어떻게든 살려고 하는 것 같다.
이게 인간이지 않을까? 영화를 통떨어 그가 가장 인간답다. 그 모든 고통을 겪으면서도 억지로 억지로 살아가는 그가 내가 생각하는 삶을 사는 태도와 가장 닮았다.
그 누가 씩씩하게 '이게 맞아! 인생은 아름다워'하면서 즐기며 살 수 있겠는가?
영화 중반에서 노인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FORGIVE, FORGET"이라고 이야기한다. "용서하고 잊어라" 크리쳐는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부서진 채로 살아가는 모든 존재를 응원한다. 나를 비롯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