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가 아니면 모른다.

by 영희

같은 과 직원이

아무 이유 없이

모진 소리를 감내하고 난 후 옆에 있던 우리는

몹시 안쓰럽고 화난 표정으로

‘무슨 이런 경우가 있어. 빨리 잊는 게 상책이야. 털어버려.’라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내상은 위로자가 입은 것이 아니다.

그 모진 말은 창이 되고 화살이 되어

이미 그 직원 몸에 여기저기 꽂혀있다.


빨리 털어버려야 하는 걸 알면서도

화살과 창을 뽑다 보면

그 자리에는 피가 난다.

그런데 옆에 있는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 직원이 나였다.

나와 통화를 하던 직원이 다짜고짜 사무실로 들어와

본인과 통화한 직원이 누구냐며. 왜 욕을 하냐며

소리를 지른다.

나는 결단코 욕을 한 적이 없다.

차분하게 나는 그런 적이 없다고 하는데도

막무가내이다.


직장생활 20년에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그 직원은 나에게 세 번 죄송하다 말하고 가버렸지만

나는 이 창을 화살을 뽑으며 흐르는 피를 닦는다.


사무실은 고요하다.


흐르는 피를 막으며 이 쓰라림을 견디며

나는 오늘도 돈을 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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