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일한 금요일
일도 마음도 다 내려놓고
잠실에 왔다.
롯데콘서트홀
쇼팽과 라흐마니노프를 만나러.
마치 아주 이런 클래식에 익숙한 듯
무심하게 벤치에 앉아있다가 입장했다.
실은
나는 이런 클래식 공연은 처음이고
내가 앉을자리는 오케스트라 뒤 파이프
오르간 바로아래, 합창단이 앉는 자리였다.
시작 전 무대를 보자 기대로 마음이 부풀기 시작했고
지휘자님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듣는 소리는
지휘자님 표정에 따라 움직이고
생겨났다가 사라지곤 했다.
웅장하고 아련한 그 소리 위에 융단 같은 구름이 깔리고
나는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았다.
현악기와 피아노는 정말 좋았다.
그런데
엄청나게 큰 튜바라는 악기를 처음 보았고
한 번씩 튜바소리가 나올 때마다 우와 속으로 감탄했다.
자주 소리를 내진 않지만 그 소리로 인해 풍성해지고 웅장해지는 관악기와
가슴을 쿵쿵 두드리는 타악기에 마음이 홀렸다.
호른 같이 감정을 끌어올리고
팀파니처럼 심연을 울리는
그렇게 풍성한 인생을 살고 싶다.
내가 비록 젤 앞쪽에 앉아있는 바이올린 연주자가 아닐지라도.
자주 소리 내지 않는 악기를 연주할지라도
줄을 세울 일이 아니었다.
모두가 대단했고 모두가 자기의 순서와 소리를 지키는 것이 아름다웠다.
모두가 하나 되어 공연을 완성했다.
관객들도 기침소리를 참았다가 악장사이 잠깐 쉴 때 한꺼번에 기침을 하는 걸 보며
관객도 오케스트라의 단원 같았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다음에는 무리를 해서라도 뒤쪽이 아닌
앞쪽에 앉고 싶을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