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봤을 때
나는 네가 굉장히 도도하고 우아하고
왠지 다가가기가 힘들 것 같았어.
그런데 너는 계속 말하더라.
이 음악을 듣고, 이 그림을 보고,
이 궁전에 가서
이 커피를 마시면서
너를 한번 생각해 봐
네 말처럼
나는 너에게 빠져들었지
멋진 너의 집에서 네가 들려주는 음악을 들으며
화려할 것만 같은 네 그림 속에 있는 고뇌를 느끼며
푸른 공원에서 음악을 연주하는 청년을 보며
연못에 비친 너의 야경을 보며
부드럽고 상큼한 맛을 느끼며
그렇게 나는 너에게 빠져들었지
그리고
나는 점점 나에게 빠져들었지
나는 이제야 알 것 같아.
내가 연약하지 않다는 것도
단단한 사람이라는 것도.
나도 풍성한 삶을 살 거라는 것도.
나는 너를 만나며, 네 거리를 걸으며
그렇게 생각했어.
너에게 고맙다.
이런 멋진 너를 만날 수 있어서
더욱 멋있어질 나를 만날 수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