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감사가 독이 되기까지

민감한 당신, 절반만 표현하자

by 희재






감사한 사람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 마땅하고도 아름다운 일이다. 미안한 사람에게 사과를 전하는 것, 마땅하고도 용기 있는 일이다. 보통은 충분히 못하는 사람이 많아 인간관계에서 권장되는 일. 그러나 민감한 사람에게는 다를 수 있다.


민감한 사람은 감성이 풍부하여 감사한 마음도 크게 느낀다. 이들은 겸손하여 자신의 공을 챙기기보다는 상대에게 공을 돌리는 편이다.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그 마음을 표현한다. 이들은 진실되고 아름답다.


안타깝게도 여기에도 부작용이 있다. 민감한 사람의 감사는 지나치다. ‘정말 고마워!’면 될 것을, ‘고마워, 네 덕에 살았어, 네가 없었으면 못 버텼을 거야, 나에게 네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라고까지 나아간다. 물론 민감한 사람은 느끼는 그대로, 벅차오르는 감격 그대로 상대에게 감사를 표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감사의 패턴이 과하게 반복되면 상대에게 잘못된 믿음을 심어준다. 격렬한 감사를 듣는 상대방은 처음에 ‘그렇게 고맙나? 고맙다니 다행이네, 나도 기분 좋다!’라고 느끼지만, 점차 과도한 감사가 반복되면 ‘내가 그렇게 잘해줬나?’에서 ‘내가 좀 희생하긴 했지’가 된다. 나아가 ‘나는 제공자고 쟤는 수혜자야’라는 인식마저 생길 수가 있다.


과도한 감사 표현을 넘어 난데없이 사과까지 가는 경우 더 위험하다. ‘나 챙기느라 힘들었지? 고맙고 미안해. 나 때문에 시간 뺏겨서 어떡해.’


여기까지 가는 것은 정말 안 좋다. 상대에게 우월의식을 심어주고 왠지 모를 피해의식까지 느끼게 할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쟤는 나에게 빚을 졌어’라는 마음을 심어 줄 수 있다. 그러면 관계가 굉장히 불편해진다. 둘 사이에 은근한 상하관계가 생긴다. 인간관계라는 게 참 미묘해서, 없던 잘못까지 뒤집어쓰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공감능력이 뛰어난 상대라면 나의 이런 마음을 이해하고 함께 기뻐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내 마음 같지 않은 사람도 많다. 그러니 지나친 언어를 조심하자. 감사와 사과, 인간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데에 꼭 필요한 필수 요소지만 이 또한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내가 표현하고 싶은 강도의 절반만 해도 충분하다는 것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