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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희진 Oct 17. 2022

용녀(龍女)

거타지 설화


 작품에 있어서 가장 거시적인 주제는 한국의 정서는 무엇인가 이다. 전통적인 옛 것의 기원과 아름다움을 사진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담아내며 한복과 자연물을 소재삼아 시대를 드러내고 설화속 등장 인물에 집중하고 있다. 텍스트를 이미지화 하는 방식으로 인물의 시간을 현대적인 한국적 이미지로 담아내는 것은 내 작업의 근원을 바탕으로 하며 그것을 깊이 있게 시각화 하고자 한다. 지나온 기억과 시간을 다루고 동시대의 카메라 기법으로 시차와 공간을 풀어내어 한국의 정서는 무엇인가에 대한 해답을 전달하고자 한다.


59.4 X 84.1cm, 디지털 한지 프린팅, 2022

용녀(龍女)

거타지가 홀로 섬에 남아 수심에 잠겨 있자, 홀연히 한 노인이 못 가운데서 나오며 말하기를, 자기는 서해의 용(西海若)인데 매일 해가 뜰 때 마다 하늘에서 한 중이 내려와 다라니경(眞言)를 외며 못을 세 바퀴 돌면 우리 가족과 자손들이 모두 물 위에 둥둥 뜨게 되고, 그 때 마다 그 중이 자손들의 간(肝)을 하나씩 빼 먹어 지금은 자기 아내와 딸만 남게 되었다고 하였다. 노인은 “내일 아침에도 다시 그 중이 나타날 것이니 그 때 에는 그를 활로 쏘아 달라”하고 부탁하였다. 거타지가 흔쾌히 승낙하니 노인은 다시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튿날 아침 거타지가 숨어서 그 중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니, 과연 한 중이 내려와 주문을 외고 늙은 용의 간을 내 먹으려 하였다. 그 순간 거타지가 활을 쏘아 중을 맞히자 곧 늙은 여우로 변하여 땅에 떨어져 죽었다. 노인은 이에 대한 보답으로 거타지에게 자기의 딸을 아내로 삼아 달라고 하며 딸을 한 가지의 꽃으로 변하게 하여 거타지의 품속에 넣어주고, 두 마리 용에게 명하여 거타지를 받들고 사신 일행이 타고 가는 배를 쫓아 그 배를 호위하여 무사히 당나라에 도착하게 하였다. 당나라 사람들은 신라의 배를 두 마리의 용이 받들고 있는 것을 보고 임금에게 이를 아뢰니, 임금이 신라의 사신은 비상한 사람일 것이라 여겨 성대히 대접하고 후한 상까지 내렸다. 고국에 돌아온 거타지는 꽃가지로 변한 노인의 딸을 다시 여자로 변하게 하여 그녀와 행복하게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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