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 생일이다.
어제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난 대략 10여년을 가족들을 돌보고
시부모님의 장사업을 같이 이끌어가고 배우며 시간이 흘러갔다.
난 다른 평범한 사람들과 다른 시계와 다른 환경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이른 나이 24살에 아이를 낳고 육아와 결혼생활을
문경의 산 끝자락에 위치한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시작했다.
그때는 막 대학을 졸업했고
심지어 남편은 졸업도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상황이였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너무 행복했다.
새로운 삶과 사랑하는 남편 그리고 아이까지 있으니
뭐든 못할께 없으리라 생각했다.
열심히 시부모님의 전통장 사업을 배워나갔고 아이들을 키웠다.
처음으로 끌려다니는 삶이 아닌
내 스스로 이끌어야 하는 삶의 시작이였다.
내 스스로 모든 결정을 해야 하는 그 모든 일이
때로는 부담스럽고 버거웠지만
그 덕분에 책에 빠져들었다.
마음이 불안할 때면 책을 읽었고
틈만 나면 도서관으로 향했다.
어쩌면 나를 잃고 싶지 않았던
나의 발악이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처음부터 이끌어가지 않던 시부모님의 장사업이
처음부터 나의 일이다, 나의 사명이다라는 생각으로 시작하지 않았다.
더구나 난 대학 전공도 피아노과였다.
전혀 다른 분야에서
과연 이 사업을 내가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항상 의문이였고
나 자신을 믿지 못해 남편에게 많은 투정을 부렸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를 잡아준 건 책과 가족들이였다.
결국 나를 키운 건 내가 아니라
나의 아이들과 가족들이였다.
이제는 이 장사업도
자연에 순응하듯 자연스럽게 나에게 와닿기 시작했고
온전히 나의 사명으로 받아들이며
전통장을 이끌고 나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리잡았다.
그러면서도 나를 찾아가는 일에는 소홀하지 않았다.
일을 많이 하고 내 시간이 줄어들어도
틈틈히 책을 계속 읽었다.
어쩌면 그게 나를 찾아가는 길이 아니였나 싶다.
책을 많이 읽게 되니 자연스럽게 글이 쓰고 싶어졌고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되었다.
뭔가 드디어 내 힘으로
온전히 처음부터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된 것 같아 기뻤다.
하지만 내 글을 어딘가에 제출해본 적이 없기에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브런치 작가에 지원했다.
그런데 너무나 감사하게도
작가로써의 첫 시작을 허락받았다.
생일인 오늘 그 의미가 더 나에게 크게 다가온다.
다시 태어나라고,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고
알려주는 것 같아 코 끝이 찡해지고 눈물이 났다.
앞으로의 내 삶이, 내 모습이
너무 설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