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저녁이면 드라마를 보곤 하는데요. 평일에 정신없음을 잠시 내려놓기도 하고요. 소파에 몸을 맡기는 안락함도 느껴보지요. 맥주라도 한 캔 있으면 금상첨화라 하고 싶지만, 늘 그렇진 않기로 했어요.
지난주까지 '낭만닥터 김사부 3'을 아주 열심히 챙겨봤습니다. 거의 본방을 본 것 같아요. 이전 시즌에 대한 애착도 있고, 워낙 마음에 담고 싶은 대사도 많고요. 집중해서 즐겁게 잘 봤습니다. 이제 그 드라마가 종영을 했고 주말 저녁에 무엇을 봐야 할지 내심 고르는 재미가 있어요. 물론 '김태리, 오정' 주연의 '악귀'를 보려 생각은 합니다. '김은희' 작가의 팬이라기보다는 기본은 되는 재미를 보장할 거라는 막연한 믿음이 한 몫하니까요.
그 막간에 새롭게 시작하는 드라마가 있더라고요. 배우들이 음~~~^^
그래서 한 번 봤지요. 오랜만에 로코. 의 재미를 느껴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그런데, 너무 헷갈려요.
재벌가 2세, 상처 있는 가족사, 그로 인해 지금도 대립의 관계에 있는 가족, 그래서 외국으로 떠났던 것, 총수 아버지의 부름으로 다시 귀국, 친구 같은 비서, 묘하게 대립하는 여주인공 등, 등등등
마치 챗GPT에게 'K-드라마 구성 해줘'라고 요구하면서, 대화에 넣었을 법 한 패턴이었어요.
남주는 잘 살아야 해, 재벌집 아들정도, 물론 잘 생기고 멋져야지! 부모 중 한 명은 없거나, 친모가 아니거나, 그래서 갈등이 있는 형제가 있어야 해, 가족사로 어릴 때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어야 하고, 성인이 되면 한국으로 돌아와야 해, 가족 같은 동료가 있으면 좋겠고, 여주인공은 평범한 것은 안돼, 여주는 물론 예뻐야 하고, 예를 들어 한국의 배우 임윤아처럼, 상대 남자에게 당당했으면 좋겠어. 코믹을 담당하는 조연 배우도 있어야 하고. 이런 구성으로 K-드라마 기획 해 줄 수 있어?
직접 넣어보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문서하'나 '구 원'이 등장할까 봐요.ㅎㅎ
웹툰을 원작으로 한 것도 있고 오리지널 기획인 것도 있다 합니다. 무엇이든 같은 시기에 이렇게 비슷한 설정의 드라마가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요.
요즘 세대는 '튀어 보이는'것을 추구하지만, 그러면서도 평균에 함께 묻혀 있기를 원하는 면도 큰 것 같아요. '어떤 방식으로 튀어 보일까?' 고민하면서도 그 방법도 아주 색다르진 않다는 것이죠. 평균에 있으면 안도감이 생기기도 하지만, 문제는 그 평균을 이루는 요소들이 점점 양극단으로 쏠림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평균을 추구해도 그 집단에 속해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10,10,10,10,2,2,2,2로 구성된 8개의 숫자의 평균은 6이지만, 어디에도 6은 없습니다.
그래서, 너무 비슷해 보이는 남자 주인공들이 등장하게 되고, 그런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이런 아줌마는 드라마를 본 후에 헷갈리는 상황이 되지요. 게다가 시간도 바로 이어서 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두 개의 드라마를 모두 보지는 못할 것 같아요.
요즘 많이 해요!
그래? 하고 싶으면 해 봐! 그것도 나름 추억이겠지.
이제 대학을 졸업하는 큰 아이가 '바디프로필'을 찍고 왔어요. 모든 사진을 보여주진 않더라고요. 샘플로 2-3장? 어느샌가 '몸만들기'가 청년들 사이에서 엄청 인기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그러한지 모르겠어요. 우리 집 대학생 두 명도 그렇게 몰입하더라고요. 맨날 운동하고, 단백질 먹고, 대화의 많은 내용이 관련된 정보를 주고받는 그런 유행이요. 군대에 가서도 열심히 운동한다 하고요. 대학 졸업반이 되면서 다소 여유가 생긴 녀석도 열심히 닭가슴살과 고구마를 드시고는 드디어 해내는군요.
높아지는 평균을 쫓기 위해 '나'를 잊지는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 정도는 알거라 믿으며 '너무 멋지다' 진심으로 감탄해 주었어요.
촬영이 끝나고 보조 역할을 해 준 친구와 '족발과 막국수'를 먹었다 하네요.
'그러면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