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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마실 Apr 19. 2017

경력 쌓기 (a.k.a. 인턴십)

내가 졸업 후에 경력 없이 스웨덴에서 일을 할 수 있을까?

대학원 합격 후부터 입학 후 수개월이 지나기까지 내가 가장 고민했던 것은 영어였다. 학교에 입학하면 당장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과 (Digital Media and Society)는 과 특성상 토론이나 발표 등 영어를 쓰는 일이 많고 에세이로 대체하는 시험이 많기 때문에 영어나 논리를 못 잡으면 매우 고생을 한다... 하지만 영어는 대학원에 진학한 후에 (본인이) 노력한다면 실력이 느는 것이 보일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영어에 대해 걱정을 아예 안 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 학기가 지나면서 걱정의 정도가 누그러 졌다 (노력의 결과를 어느 정도는 보았다). 그렇다면, 대학원을 다닌 지 한 학기가 지난 지금, 내가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취업이다.


Simon Paulin, Office work, imagebank.sweden.se


대학원에 오기 전에 결심한 것 중 하나가 스웨덴에서의 취업이다. 하지만 그때는 막연하게 졸업하고 스웨덴어만 할 줄 안다면 취업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 지. 만 스웨덴에서도 취업은 어려운 문제이다. 특히, 나 같은 외국인(비유럽인)은 비자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는 데다가 유럽인들에 비해 유럽 미디어에 관한 지식이 부족하다. 인종 차별이라는 문제보다는 (그런 문제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이곳도 사람 사는 사람이고, 실제로 스웨덴에서 외국인 신분 (동양인 등 유색인종)으로 직업을 가지기는 어렵다는 말을 이곳에 살고 있거나 취업을 하고자 하는 한국인들에게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배경 지식 부족, 그리고 이곳의 직무 스타일에 대한 이해 부족이 그 어려움을 만들어내는 원인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그래서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전문 분야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면, (경력/지식 등) 분명히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은 비단 외국인한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겠지만. 그런 장점을 만들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중에서 가장 효과적인 것이 경력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인턴십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해서, 오늘 포스팅의 주제는 '인턴십'이다. 우선, 스웨덴에서의 인턴십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 그리고 내가 경험한 인턴십, 혹은 하고자 하는 인턴십들에 대한 설명을 할 예정이다.

 


- 인턴십에 대해 내가 아는 기본적인 것들


1. 유럽에서의 인턴십은 대게 '무급'이다. 나라마다 상황이 어느 정도 다르긴 하겠지만 내가 알아본 스웨덴 내에서의 인턴십은 아예 무급이거나 최소한의 수당 (i.e. 교통비나 식비 등)만 지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 여기에서 말하는 인턴십은 회사에서의 인턴십과 교수님 밑에서 하는 인턴십으로 나뉜다. 회사에서의 인턴십은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인턴십이고 교수님 밑에서 하는 인턴십은 대게 교수님의 논문이나 프로젝트 등을 도와서 리서치를 하는 것이다.


3.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웁살라 대학교 같은 경우 인턴십을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물론, 이를 위해선 특정 조건이 충족되어야 하지만 (업무 수행 기간, 주당 근무 시간, 인턴십 후 리포트 등) 일단 인턴십을 완수하면 7.5점에서 15점 정도의 학점을 채울 수 있다. 기업 인턴십 같은 경우에는 학점으로 인정을 받고 싶으면 받는 것이고 (신청을 해야만 학점으로 인정이 된다),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받을 필요는 없다.


- 내가 했던 인턴십 및 인턴십 정보 찾기


나는 애초에 대학원에 진학할 때, 스웨덴 에서의 취업을 목표 정하고 왔다. 해서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조건 많이 할 생각으로 왔다. 하지만, 스웨덴어를 구사하지 않는 국제학생 (비유럽인)이 받을 수 있는 정보는 스웨덴인이 받는 정보와 양과 질 모두 현저하게 차이가 났고 그 정보의 영향을 취업 전선에 뛰어들지 않은 지금도 잘 느끼고 있다. 모든 취업 박람회는 스웨덴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취업을 위한 모임: 동아리나 페이스북 그룹 등에 대한 정보도 많지 않다. 여기서 약간 열이 받긴 했으나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하는 취업 설명회를 국제 학생을 배려한답시고 영어로 진행하고, 한국에서의 취업 정보를 외국어로 만들어서 외국인과 공유하는 것도 이상하다. 특정 직종을 제외하고는 한국에서의 일을 하려면 한국어 능력은 필수인 것처럼 여기서도 스웨덴어가 필수이고 많은 취업정보는 스웨덴어로 되어있다.


정보가 부족한 내가, 경험했거나 지원한 인턴십은 대부분 학교와 연결이 되어있다. 내가 받은 거의 모든 인턴십에 대한 정보는 학교, 혹은 학과에서 제공받은 것이다. 기업 인턴십 같은 경우 웁살라 대학교에 따로 UUCareer Gate라는 사이트가 있는데, 그곳에 올라오는 인턴십 자리에 지원을 한 것이 전부이다. 혹은, 드물지만 내가 직접 일하고 싶은 기관에 컨택을 한 적도 있다. 하지만 모두 실패했다; 스웨덴어 능력을 요구하거나, 빈자리가 없다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웁살라 대학교 UUCareer Gate 사이트



지금까지 (2017년 4월 19일) 완전하게 경험한 인턴십은 학과에서 제공하는 리서치 인턴십이다.

우리 학과 (Digital Media and society)는 2014년부터 학과 내 연구원 (Researcher, 대부분 교수) 밑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석사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며 매년 10월에 모집한다 (우리 학과의 경우). 우리 과에선 인턴십 하기 2주 일 전쯤에 공지 및 이메일이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후에 연구원들이 리서치 프레젠테이션을 한다. 불과 15분 남짓인 프레젠테이션이지만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보통 프레젠테이션은 아침 9시부터 저녁 5시까지 진행이 된다. 모든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리서치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하지 않으면 인턴십을 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나 같은 경우는 관심 있는 리서치가 몇 개 있어서 프레젠테이션 후반부만 참석을 했다 (끝에 몰려있었다). 프레젠테이션 당일 후에 몇몇 교수님께 인턴십을 하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냈다 (교수님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기는 하지만 반드시 인턴십을 구한다는 보장은 없다). 두 세분의 교수님께 연락이 왔고 나는 그중 사미 부족의 네트워크에 대한 연구를 하신다는 교수님 밑에서 리서치 인턴십을 하게 되었다.


교수님께 요청 메일을 보냄 / 교수님이 하는 리서치와 인턴이 할 일, 그리고 인턴의 자격요건에 대해 설명해주는 메일


나 같은 경우 노르딕 문화 (특히 사미 부족(Sámi, 우리나라에는 라플란드로 알려져 있는 북유럽 반도 북부와 러시아 콜라(Kola) 반도에 사는 토착민) 문화)에 대한 지식은 없었지만 지식은 없으면 리서치 전에 만들면 되지 라는 (단호박 한) 마음으로 내가 왜 리서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보냈다. 나 같은 경우 사미 부족에 대한 리서치는 말 그대로 북유럽이 아니면 할 수가 없겠지라는 마음과 고려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이후로 러시아 소수민족 탄압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 소수 민족 중 하나가 사미 부족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적어서 추가 이메일을 보냈다. 다행히도 리서치 인턴십은 하게 되었고 (리서치 인턴십과 여름에 하는 인턴십을 하는 것이 내가 대학원에 가서 세운 목표 중 하나, 못했으면 찔찔 찔 울었을 거야) 우리 과에서 인턴십을 같이하는 파트너가 있어서 인턴십을 같이 하게 되었다.


인턴십을 하기 전에 반드시 계획서(스케줄표)를 작성해야 하고 이것이 통과되어야 리서치 인턴십을 할 수 있다. 처음엔 작성하는 양식을 몰라서 헤매다가 나중에 감을 잡고 겨우 통과하게 되었다. 그리고 후에 파트너와 같이 스케줄을 수정했다 (같이 하는 것이므로! 처음엔 혼자서 하는 줄 알았기에 개인용으로 스케줄을 만들었다)


인턴십 활동은 12주였고 (원래 10주이지만 최종 보고서에 수정해야 할 것이 있어서 2주일이 연장되어서 총 12주) 2017년 셋째 주에 시작해서 열다섯 번째 주 (4월 13일)에 끝났다.


스케줄 표. 리서치 인턴십을 하기전에 미리 제출해야 한다


우리는 인터뷰가 연구 방법 중 하나였기 때문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턴십 후에 리포트를 썼는데 우리는 리포트는 대략 7000 단어 정도로 썼지만 인터뷰 자료와 우리가 연락한 기관의 이름이랑 연락처를 정리한 표 등을 합쳐야 했어서 120장이 넘어갔다... (하느라 죽는 줄...)


하면서 교수님이 꼼꼼하게 체크를 하셨기 때문에 솔직히 힘들기는 많이 힘들었는데 하고 나니 뿌듯하기도 하고 하는 과정에서 리서치에 대해서 조금이나마 배운 것 같아서 좋았다.



이 외에도 여름학기에 할 인턴십에 지원하기는 했지만 인터뷰만 해봤을 뿐 아직 완전히 합격한 곳이 없다. 솔직히 말해서 인턴십을 구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기업 인턴십은 물론, 리서치 인턴십도. 모든 학과에서 리서치 인턴십 기회를 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업 인턴십의 경우) 내가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고 (업무 면에서) 내 역량이 어떤 업무에 적합한지 정확히 알고 그것을 잘 소개할 수 있다면 인턴십 및 (졸업 후) 취업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턴십 및 (졸업 후) 취업에 성공해서 포스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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