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의 취업 준비와 스웨덴어, 그리고 나의 취업준비
저번에 썼던 대로 지난주 부로 석사 과정을 끝낸 나는 (아직 학위는 받지 못했지만 통과함) 본격적으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사실, 졸업하기 전부터 취업 준비를 이미 하고 있었으므로 졸업을 했으니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는 약간 맞지 않지만, 어쨌든 지금은 대부분의 시간을 취업 준비를 하며 보내고 있다 (+ 논문 끝났으니 엄청 놀고 싶었으나 일이 터짐. 바로 다음 포스팅에서 다룰 예정 - 비자!). 그래서 오늘 포스팅은, 스웨덴에서 하기 위해서 준비하면 좋은 것들과 내가 어떻게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쓰려고 한다.
* 사람마다 개인차가 존재합니다
스웨덴에서 취업 준비를 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바로 '네트워크', '경험' 그리고 '언어'이다. 네트워크의 경우 인맥인데, 우리가 생각하는 지인 찬스도 인맥이지만 전 직장, 인턴십을 한 곳, 심지어 인터뷰를 했던 회사도 모두 인맥이다. 한국에서 제대로 취업 준비를 한 적이 없어서 한국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두 나라 모두 일을 했던 회사에서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한 것은 공통인 것 같다. 스웨덴의 경우, 직장 동료 혹은 상사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이 것이 Reference로 연결이 될 수 있기 때문!
스웨덴에서 일자리를 구할 때, 보통 많은 회사에서 Reference를 요구한다. 여기서 말하는 Reference란 '네가 어디에서 일을 했다고 썼는데 이게 맞아?' 이 정도의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 여기에 자주 '네가 일을 했을 때 상사나 동료가 (상사인 경우가 많음) 너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궁금해'라는 의미가 추가되곤 한다. 보통 인턴십 경험에 대해서는 많이 요구를 하지 않고 Deltid (Part time) 혹은 Heltid (Whole time)로 일을 했을 경우에 요구를 한다. 그리고 다른 나라에서의 일 경험 보단 스웨덴에서 한 일일 경우에 더욱 자주 Reference를 요구한다. 나의 경우 레퍼런스가 있는 것도 있고, 없는 것도 있는데 일단 나는 경험 대부분이 인턴십이라 특별히 레퍼런스가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레퍼런스가 있으면 플러스가 되는 것은 확실하다. 실제로 회사에 인턴십 인터뷰를 갔을 때도 (스웨덴어로 일을 하고 모두가 스웨덴어를 하는 회사였다) 레퍼런스를 요구했었다.
- 경험 (을 예쁘게 꾸미기, 스웨덴에서 한 경험이 있으면 더 좋음)
경험은 만국 공통으로 중요하다. 스웨덴 역시 경험을 중요하게 보는데, 경험이 없다면 근접한 경험이라고 써내는 것이 좋다. 다만 꾸미는 것으로도 커버가 안 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조건을 잘 보고 써내는 것이 중요! (예를 들어, 자료 분석 경험 같은 경우는 학교 과제나 인턴십에서 한 과제로 커버를 칠 수 있지만 3-5년 사이의, OOO 분야에서 일한 경험은 아예 커버가 안된다.)
- 스웨덴어
내가 가장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이다. 상당수의 국제 학생들이 졸업을 하기 전까지, 학교 공부가 많아서 혹은 바빠서 혹은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 않아서 스웨덴어를 많이 하지 않는데, 그렇게 한 학생 중 대다수는 후회한다. 내가 말하는 학생들은, 스웨덴에 남아서 일하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다. 물론, 2년 간 스웨덴어를 완벽하게 원어민처럼 하는 것은 힘들것이다 (그리고 석사 공부가 그렇게 쉽지도 않을 것이니...). 다만 스웨덴어를 어느 수준 이상 하면 (여기 사람들이 Han/hon/hen kan svenska라고 하는 정도) 일을 구하는 데에 확실히 플러스는 된다. 여기서 얼마나 스웨덴어를 중요시하는지 많은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가장 확 와 닿았던 것은 3년 가까이 웁살라의 한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스웨덴 친구의 예시였다.
"보통 모집 공고에 영어랑 스웨덴어 둘 다 능통해야 한다고 하잖아? 실제로는 대부분 스웨덴어에만 능통하면 돼. 나도 이 일 (제약회사에서 일하는 스웨덴 사람이다) 지원할 때 스웨덴어랑 영어에 둘 다 능통해야 한다고 해서 지원했는데, 나 3년 동안 딱 한 번 영어 써봤는 걸."
사실 생각해보면 스웨덴 사람들은 모두 영어를 할 줄 안다 (거의 모두, 나이가 지긋하신 분도 영어를 할 줄 아시는 경우가 대다수). 스웨덴 사람 모두가 영어를 할 줄 아는데 굳이 영어만 할 줄 아는 다른 사람을 뽑을 이유는 많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이 되긴 한다 (그 사람이 엄청 특출 난 경우, 혹은 정말 International 한 회사 - 회사 구성원의 국적이 정말 다양한 회사, 그리고 회사가 스웨덴 내가 아닌 international 한 타겟을 가진 것이 아닌 이상). 다만, 전공마다 차이는 엄청 난다. 내 전공의 경우 Communicator (kommunikatör - 정말 다양. PR도 여기 들어감), digital marketing manager, digital strategist (digital strateg), journalist 등의 직업이 졸업 후에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직업들 중 하나인데 직업마다 영어만 써도 되는 직업도 있고 영어랑 스웨덴어 모두 해야 하는 직업도 있다. 하지만 스웨덴에서 장기적으로 거주할 생각이라면 (적어도 5년 이상?) 스웨덴어를 하는 편이 미래를 생각하면 훨씬 유리하다. 물론 다른 경우도 있다. 바로 대학교에서 Researcher (forskare)로 일하는 경우인데 (박사는 제외. 스웨덴 대학교의 경우 박사 과정에 합격했을 때, 많은 경우 몇 년 안에 스웨덴어에 능통해야 한다, 라는 조건이 있다), 경제를 공부한 다른 친구 같은 경우 석사 졸업 후에 바로 웁살라 대학교 내 경제학 Research assistant 자리에 지원을 했는데 지원 자격이 스웨덴어와 영어를 둘 다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막상 서류 면접에서 통과해서 가보니 영어만 쓴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단다. 대학교는 international 한 환경을 가진 곳이기도 하지만, 많은 학술 자료가 영어로 쓰이기 때문에 그런 점도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대학교에서 일힐 수 있는 기회는 일반 기업에서 일할 기회보다 훨씬 한정적이다. 그래서 스웨덴어를 일정 수준 이상 끝내는 것을 추천한다. 예를 들어, SFI (Swedish for immigrants: Svenska för invandrare)를 수료하고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시험을 통과하면 수료증이 나온다) SAS (Swedish as second language: Svenska som andra språk)를 수강하면 좋단 이야기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나의 경우 졸업을 하기 전 3개월 동안은 mitt liv chans라는 프로그램을 수강했다 (LJ 님 고마워요!!!). 이 프로그램은 스웨덴에서의 취업에 중요한 부분인 네트워크, 직장 문화, 인터뷰 트레이닝 등의 내용을 다루는데 공식 수업은 5번이지만 1명 당 1명의 멘토가 있어서 멘토에게 이것저것을 많이 물어볼 수 있다 (나의 경우 인터뷰 트레이닝, CV 및 Cover letter 수정 - 영어 그리고 스웨덴어를 주로 했다). 온라인으로 하는 프로그램과 오프라인 프로그램이 있는데 오프라인은 대도시 (Stockholm, Göteborg, etc) 가 아니면 힘들고 어느 정도의 스웨덴어가 필수이다. 온라인의 경우 영어로 하지만 본인이 원하면 스웨덴어로도 가능하다 (나의 경우 스웨덴어로 했다). 이 프로그램은 좋긴 했지만, 개인적으론 멘토에게 많은 것을 물어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이다음으로 한 것이 바로 현재 하고 있는 (논문을 끝낼 때 즈음 시작했다) Korta Vägen이라는 프로그램이다. Korta Vägen은 일종의 직업 훈련 프로그램으로, 3개월 간 스웨덴 어 교육 및 스웨덴 직장 문화에 대한 것을 배우고 (그리고 스웨덴어로 하는 직업 인터뷰 등 여러 트레이닝을 같이 한다) 3개월 간 스웨덴 회사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개인이 직접 직업 코치와 회사에 연락해야 하지만, 돈을 받고 하는 인턴십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Korta vägen이라는 프로그램에서 학생을 보증해준다는 점 때문인지 아직까지 인턴십을 구하지 못한 사람은 프로그램 역사 상 한 명도 없었다고 하고, 취업률도 무려 60%나 된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은 스웨덴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고등교육 이상 (*학사 수료)을 받은 사람을 주 대상으로 한다. 또한 스웨덴에서 첫 직장을 가진 적이 없는 사람, 그리고 거주 기한이 3년 이하인 사람을 주 대상으로 한다. 또한 현재 학생 신분인 사람은 프로그램에 신청을 할 수 없다 (취업을 위한 프로그램이기 때문). 이 프로그램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우선 신청자가 구직 중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것은 Arbetsförmedlingen (한국의 노동청 정도 되는 곳이다)에 등록을 해서 증명할 수 있다. 여기에 등록을 하기 위해서는 학생 이여서는 안 되지만, 보통 이제 졸업할 것이라고 하면 등록은 해준다 (5월 초에서 중순, 즉 대다수의 학생들이 최종 논문 제출을 했거나, 최종 논문 제출만 남기고 있는 기간에 가면 된다..!). 물론 이것도 경우에 따라 달라서 까다로운 담당관 (Handläggare)를 만나면 실제로 공부가 끝나고 학위를 받을 때까지 등록을 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
나의 경우 스웨덴에서 석사를 했지만 그 전까진 한국에서 교육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스웨덴 내 거주 기한이 아직 2년이 안됐고, 스웨덴에서 취업을 한 적도 없기에 신청 자격은 충분했다 (담당관이 내가 곧 졸업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줬다, 그리고 실제로 졸업했으니 괜찮다). 다만 문제는 담당관이 나를 Korta Vägen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것을 거부했다는 건데, 이유가 2018년 5월 1일부터 특정 국가 출신 거주자가 아니라면 Arbetsförmedlingen 내 재정 문제 때문에 등록을 할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을 들으면 한 달에 3000 SEK를 받을 수 있었는데 (대략 40만 원, 가서 일은 안 하지만 노동 시간만큼 직업 훈련을 하기 때문에.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받는 게 어디냐) 이 것을 나에게 줄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을 한 것이었다. 나의 경우 이 프로그램을 하기를 말 그대로 학수고대하고 있었으므로 긴 시간 설득을 했지만 담당자는 단호했다. 나의 고육지책은 돈은 받지 않고 수강만 하는 것 *그만큼 이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가 컸다. 담당자도 이 방법에선 너그럽게 '프로그램 담당자가 괜찮다고만 하면 뭐, 괜찮을 것 같아'였다. 그래서 Uppsala 내 Korta vägen 에 직접 연락해서 이 프로그램을 듣게 해달라고 설득했고, 난 그 프로그램에서 유일하게 정식적인 루트로 등록이 되지 않은 (?) 학생이 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5월 21일 날 시작이 되었으니 (3개월마다 모집한다) 지금 나는 대략 두 달간 프로그램을 수강한 셈이다. 현재까지의 소감은 매우 만족한다. 수업이 매일 9시부터 16시까지 진행돼서 그런지 확실히 스웨덴어가 많이 늘었고 (난 여기에 월, 수에 SAS를 듣는다) 수업을 듣는 친구들 모두 열심히 하기 때문에 (모두 스웨덴으로 이민을 온 사람들이고 *혹은 이민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 취업이라는 공통적인 목표가 있으므로 정말 열심히 한다) 수업 분위기도 좋다. 이 프로그램을 들은 다른 기수 사람들 중엔 한국인 도 2분이나 계셨는데 두 분 다 만족한다고 하셨다! 무엇보다 난 내가 원하는 곳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무척이나 기쁘다. 다음 포스팅은 내가 포스팅을 빨리 쓸 수 없었던 이유이자, 며칠 전까지 내가 속앓이 하던 (아직 해결되지 않은) 비자 및 거주허가 문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참, 직업 지원을 간간이 해오긴 했으나, 아직까지 좋은 결과는 없었다. 엄청 많이 지원을 하지는 않았지만 마음이 쓰리다...
Reference:
https://www.su.se/samverkan/samh%C3%A4lle-n%C3%A4ringsliv/korta-v%C3%A4gen
https://room99.se/tavlor-posters/poster-det-svenska-alfabetet-sma-bokst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