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히히스튜디오 #01
#이히히스튜디오 #eeheeheestudio
학창 시절부터 이것저것에 꽂혀왔던 기질이 서른 살이 되어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학생 때만 해도 한 분야에 오래도록 파고들고 파고들어서 내가 제일 깊어질 수 있기를 바라왔는데 어쩌다 보니 현실은 이것저것에 한 발꾸락씩 걸치고 있는 실정이다.
그 방향성을 보여주었던 짓 중 하나.
이십 대 때 부업 삼아 만들었던 폰 케이스 주문 제작 브랜드 [이히히]!
진짜 생각 없이 내 이름에 조금의 장난을 쳐서 네이밍 했는데 여전히 입에 잘 안 붙는 걸 보면 진짜 킹 받는 브랜드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사부작 거리던 시절의 결과물을 보면 귀엽기 그지없다.
소품도 다 집에 있던 거 모아 모아 찍었다. 문구광이기에 가능했다.
친구들도 물심양면 도와주던 시절.
친구들 특징을 담아 커스텀으로 주문 제작도 하고 디엠으로 모르는 분들 케이스도 만들어 주고 그랬었다.
그렇게 잠시 반짝이다 사라진 이히히....
흥미를 쉽게 잃는다(선택적 끈기 부족)는 게 나의 큰 단점인데, 사실 진짜 좋아하는 일은 흥미가 도무지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최근에 깨달았다.
나는 케이스를 만들고 싶었던 게 아니라 그냥 뭔가를 창작해 내고 싶었던 것 같다.
초등학생 때부터 일기 쓰는 것을 참 좋아했고 해마다 늘 새로운 다이어리를 사곤 했다.
낡은 프린터로 좋아하는 연예인을 인쇄해 오려 붙이기도 하고 과자나 초콜릿에서 나온 스티커를 붙여두기도 했다. 그 어렸을 때의 기록 한 무더기를 엄마가 정리해 버린 걸 알았을 땐 진짜 진심으로 우울했다.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듯한 공허함... 기록인들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감정일 테다...
이렇게 좋이 위에 사부작 거리는 게 어렸을 때부터 참 좋았다.
책상 위에 뭔가를 잔뜩 펼쳐 놓기를 좋아하고 종이 위를 마음껏 여행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 나는 이런 걸 좋아하고 늘 그래왔다. 변함없이.
그래서 늘 손 놓지 않고 쥐고 있었던 디자인, 드로잉, 스테이셔너리를 생각하며 디자인 기반의 스튜디오로 의미를 확장해 보기로 했다.
이름하여 이히히 스튜디오!
사실 눈앞에 실제 하는 것을 일 순위로 좋아하는지라, 손으로 만져지는 종이를 만들고 싶었지만 혼자 쉬엄쉬엄 시작해 보고자 디지털 기반의 노트를 만들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로고도 새로이 디자인했는데 힘없고 의욕 없어 보이는 게 딱 마음에 들어버려~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색인데 오묘한 멜론색이 마음에 들었다. 팔로워도 싹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몇 년 만에 인스타그램도 로그인했다.
일단 굿노트를 활용해 사용할 수 있는 다이어리 혹은 플래너 등등을 만들어 보고 있다.
사실 디지털 기반의 기록은 잘하지 않는 타입인데, 일기를 제외하고는 굿노트를 활용해도 꽤 괜찮을 것 같아서 작업 중이다.
생각보다 재밌어서 하루 종일 만들기도 했다.
4주 #골트래커 작업 중! 내가 먼저 사용해 보고 있다.
매장에서는 a4용지에 인쇄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아이패드는 꺼내서 펼쳐서 열어서 확인해야 하는 약간의 귀찮음이 있기에...? 나중엔 진짜 실물화하고 싶다.
최근 추석 선물세트 기획에도 유용하게 사용했다. 쓰지 않으면 머릿속에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는 나에게 아주 좋은 역할을 해 주었다.
갑자기 데일리 플래너도 만들어 봄. 이 또한 살렘에서 유용하게 사용 중!
색에 대한 의문도 있어서 여러 색을 인쇄해 봤는데 결국엔 빨강+파랑 조합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언제 시작해야 할지 아직 정한 건 없지만 뭐가 됐든 시작은 해 볼 예정이다. 무엇보다 내가 직접 쓰는 용도로 만들기만 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히히 스튜디오 작업기 다음 편도 기대해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