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펼쳐질 시간을 기대하며
안녕하세요. 희노가입니다.
오랜만에 연재의 압박감(?) 없이 마음 가볍게 새해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한국보다 16시간이 느린 캐나다 앨버타주의 작은 도시, 레스브리지에서 새해를 맞았습니다.
파릇하고 싱그러웠던 시절에 만나 웃고 떠들던 오랜 친구와 이제는 서로 조금씩 익어가는 중년이 되어 마주 앉아 있습니다.
우리는 12년 전 함께 올랐던 록키산맥을 떠올리며, 서로의 가족들과 함께 자연의 보석이라 불리는 *워터튼 레이크 국립공원(Waterton Lakes National Park)*을 다녀왔습니다.
겨울에 만나는 거대한 산맥은 처음 겪어보는 혹독한 바람을 품고 있었고, 길도 미끄러워 제대로 걸을 수 없었습니다. 눈물, 콧물, 침까지 다 나올 만큼 매섭고 거센 바람에 사람은 참 겸손해지더군요. 마치 한 해의 모든 것을 떨쳐버리고 가라는 듯이 우리의 등을 떠밀던 바람.
아이를 꽉 붙잡고 있으면서 자연 앞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아니 오히려 그래서인지,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이 참 감사했습니다.
차를 타고 천천히 호수 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록키산맥의 깊숙한 곳에 살고 있는 아주 큰 산양(Mountain sheep) 두 마리를 만났습니다. 친구의 남편인 캐나다 사람도 처음 본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 근육질의 몸과 커다랗게 말린 뿔의 단단함이 눈으로도 선명하게 느껴져 숨죽이며 바라보았습니다. 이 지구에는 우리가 다 알지 못하는 얼마나 다양한 생명들이 살고 있는 것일까요.
낮에는 신이 지은 자연에 감탄하고,
저녁에는 사람들이 정성 들여 만든 일본식 정원에서 화려한 *윈터라이트페스티벌*을 구경했습니다.
자연과 사람이 만든 아름다움 사이에서 가족들과 함께 맞은 2026년.
오래도록 잊지 못할 새해의 첫 하루입니다.
지금은 1월 1일 저녁.
친구와 마주 앉아 올 한 해의 계획과 바람을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늘 크고 작은 파도가 치는 삶 속에서, 또 힘을 내서 헤엄치며 나아가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께,
건강하고 따뜻 새해가 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한국에 돌아가 새로운 연재로 다시 인사드릴게요:)
-희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