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 작은 꽃이 피어나던 날
하얀 담장 아래
해마다 장미가 핀다.
손톱만 한 꽃송이들이
제 몫의 햇살을 받으며
조용히 피어난다.
나는 걷다 멈춰
그 담장 앞에 선다.
눈이 먼저 기뻐하고
마음이 뒤따라 웃는다.
작은 장미 한 송이로
마음에 햇살이 번질 때면,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담장 너머 누군가에게
문득 고마워진다.
당신의 장미가
얼마나 많은 걸음을 멈추게 했는지,
얼마나 많은 이의 하루에
작은 꽃을 피워주었는지—
말해주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손길로 피어난 장미가
이름 모를 누군가의 마음을 환하게 밝혀줍니다.
우리는 가끔,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위로받기도 하고 고마워하기도 하니까요.
작은 꽃 하나에도 마음이 멈추는 날—
그 하루는 이미 꽃처럼 피어난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