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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마음

by 전고운

비 때문인지 아니면 내게 주어진 여러 복합적인 상황 때문인지,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하려 해도 우울해지는 것을 막을 기운 조차 없는 요즘. 속도 위주의 책 읽기가 그만 머리가 아파 하나의 책을 3주라는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고 있는데 책 제목은 '윤대현의 마음성공'이다.


세간에 쪄들은 성공에 진절머리가 나는 사람이라도 이 책 제목의 성공은 그게 아니니 꼭 읽어보시라 권하고 싶은 책이다. 방금도 이 우울한 감정의 나락 속에서 한줄기 위로가 되는 문구를 발견했다. 인생의 기본감정은 우울이며 우울해도 행복할 수 있다는.


어느정도 공감되는 말이다. 늘 즐거우면 어떤 행복이 와도 그게 큰 행복인지 오히려 모를수 있지 않을까? 기본으로 우울함을 받아들이는게 왜 나쁘지. 매번 긍정적이고 행복하려고 애를 쓸 필요가 있는가 말이다. 만약 그러는게 더 피곤하고 힘들면 굳이 그럴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점심에 남편이 잠깐 들러 투게더를 그릇에 담고 커피를 내려 아포가또를 만들어 주었다. 달콤한 아포가또를 입에 한스푼 문 순간 이틀간 나를 짓누르던 우울한 기분이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어지는 사소한 이야기와 시덥잖은 농담도 나를 우울과 행복의 사이의 중간즈음 지점으로 건져놓는다. 이내 다시 남편은 사무실로 돌아갔고 나는 이 마음의 변화에 고맙다고 전할까하다가 새삼스럽게 보내자니 멋쩍어져 그냥 혼자만의 기록으로 담아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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