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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호 Jun 05. 2024

재활용자판기를 만나다

즐거운 소일거리가 생기다

올 초 슈퍼자판기를 만났다. 집 근처 도서관에 자주 가는데 1층 입구에 위치한 자판기에 사람들이 생수병 같은 뭔가를 넣고 있었다. 


'뭐지? 신기하네'


궁금한 게 많은 오십 어른 이는 살짝 옆에 서서 구경했다. 궁금은 한데 초면인 사람에게 묻는 것은 실례가 될 것 같아 네프론을 핸드폰으로 검색을 해봤다.


'아하! 재활용 자판기구나.'


이 자판기는 버릴 생수병을 가지고 오면 1개당 10원을 적립해 주는 슈퍼자판기였다. 자칭 순환자원 회수로봇이라고 한다. 물론 생수병을 넣을 때 뚜껑과 라벨은 제거하고 넣어야 한다. 혹시 모르고 넣으면 자판기가 먹지 않고 다시 뱉어낸다. 똑똑한 자판기이다. 페트병이라고 다 넣으면 또 안된다. 투명 페트병만 가능하다. 콜라, 사이다 안 되고 옥수수수염차, 헛개차도 NO! 


네프론을 이용하려면 우선 슈퍼빈에 회원가입을 해야 한다. 그다음 자판기에 핸드폰 번호만 입력하면 사용이 가능하다. 거의 3개월 동안 모은 포인트는 2920원이다.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내심 환경보호에 일조하고 있다는 그 뿌듯함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게다가 탄소중립실천포인트를 가입하면 회당 포인트 100원을 적립을 해준다. 이것이야말로 일석이조인 셈이다.


아이들이 어릴 적에는 우유를 매일아침 배달시켜 먹어서 우유팩이 많이 나왔었다. 아이들이랑 그것을 깨끗이 모아 씻어 말려서 동사무소 가져가면 휴지를 준다고 해서 모아서 가져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동사무소 직원의 태도가 상당히 불쾌했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주로 하는 건데 왠 젊은 양반이 휴지 받으러 오냐고 말해서 아이들과 무안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가지 않았다. 나와 아이들은 휴지를 받으러 간 것이 아니라 우유팩이 재활용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간 거였는데 말이다.


예전과 달리 공공기관에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고 직접 자판기에 적립해야 하니 맘도 편하다. 이번달에 엑스포공원 정자 쪽에 네프론이 한 곳이 더 생겼다. 이곳은 생수병 외에도 캔도 넣을 있다. 사실 집에 정수기가 있어 생수병은 많이 나오지 않는데 아이들이 음료수 캔은 거의 매일 나오고 있어 캔자판기를 더 반가웠다. 게다가 호수 옆에 자리해서 이용 산책도 즐길 있다. 환경도 생각하고 건강도 챙기고 즐거운 소일거리가 생겼다.


"아! 나 이곳에 올 것 같다. 우리 종종 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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