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나에게 위안을 주는 것은 가족이기도 하고 때론 친구이기도 하고 가끔은 동료이기도 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엔 책이 되기도 한다. 지난 일요일 나는 그렇게 책을 만났다. 오랜만에 강남에 다녀왔다. 아이의 자격증 시험에 동행했다. 벌써 열아홉이니 충분히 혼자 다녀올 수 있을 것인데 아이 핑계로 나도 서울 나들이를 다녀왔다.
아이의 시험으로 2시간 30분의 여유가 생겨 영화를 보려 했으나 시간이 맞지 않아 영화관람은 포기하고 영풍문고에 들렀다. 요즘 읽고 있는 베르나르의 소설 <퀸의 대각선> 2권을 마저 읽었다. 마치 액션 영화를 방불케 하는 소설의 결말이 궁금했기에. 소설을 완독 후 서점을 돌아다니며 책 구경을 했다. 읽고 싶은 책을 들쳐보며 핸드폰을 하지 않고 오로지 2시간 넘게 책을 읽었다. 디지털 디톡스의 시간, 스스로 생각해도 기특하고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문득 나에게 인생책을 무엇일까? 질문을 던졌다. 그동안 읽었던 책들을 떠올리며 인생책을 꼽아보았다. 무수히 많은 작가들의 책들이 떠올랐다. 내 나름의 선정기준은 깊은 여운을 남겼거나 다시 꺼내보고 싶은 책으로 정했다.
인생책 한 줄 평
1. 논어 : 대학 과제로 읽었던 책, 논어의 문장은 안도감을 준다.
2. 월든 : 이 책을 읽고 이제야 알게 되었다고 탄식한 책, 만약 30대에 읽었다면 자연으로 들어갔을지도.
3. 연금술사 : 삶에 믿음을 준 책.
4. 잎 속의 검은 잎(기형도 시집) : 가장 많이 펴 본 시집.
5. 그리스인 조르바 : 자유는 기꺼이 조르바처럼!
6. 감옥으로부터 사색 : 글쓰기는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것을 실감한 책.
7. 이처럼 사소한 것들 : 이런 책을 써보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해 준 책.
8. 아티스트웨이 : 중년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게 해 준 책
9. 오헨리 단편선 : 청소년기를 함께 한 책, 오헨리의 위트는 사랑.
10. 주홍글씨 : 10대 세계문학의 첫 장을 열어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