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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Jun 02. 2019

경계하기 위해 질문해야 하는 이유

책을 읽는 것 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이쯤에서 다시 생각해본다.


"왜 독서하는가?"


모든 일이 그렇다. 일련의 동일작업이 반복되면 본래의 목적을 망각하기 쉽상이다. 수단이 목적을 가려버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어머니는 주방에서 항상 무언가를 썰고 계신다. 때로는 김치를 썰고 계시고, 때로는 두부를 썰고 계신다. 도마위는 늘 분주하고 칼과 도마가 부딪히는 소리는 경쾌하기까지 하다.


여기서 질문. "어머니, 왜 항상 무언가를 썰고 계십니까?" 만약 이런 질문을 하면 어머니는 이상한 눈초리로 나를 쳐다보시고는 이렇게 말씀하실 것이다. "김치찌개를 끓이기 위해서란다."


다시 두번째 질문. "왜 김치찌개를 하시나요?" 약간은 짜증섞인 말투로 말씀하실 것이다. "너에게 밥을 해주기 위해서란다."


보글보글 냄비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잠깐, 다시 세번째 질문. "왜 저에게 밥을 해주십니까?" 이쯤 되면 내 머리가 약간 이상해진 것은 아닌지 이마에 손을 짚어보시겠지. 그리고 걱정스런 말투로 말씀하실 것이다. "나는 너의 엄마이고, 아들인 너가 맛있게 밥을 먹는 모습을 보는게 행복하단다."


그렇다. '무언가를 열심히 썰어내는 행위'는 '아들이 맛있게 밥을 먹는 모습을 보면서 당신이 느끼는 보람과 행복'을 위한 것이다. 전자가 수단이고 후자가 목적이다. 만약 어머니께서 목적에 해당하는 후자를 잊은 채, 단순히 수단으로서 뭔가를 썰어내는 전자가 행위의 전부가 된다면? 모든 의미가 사라진다.


쉽게 생각하지 마라. 정말 무서운 일이다. 내가 하고 있는 행위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은.


같은 맥락에서 독서도 마찬가지다.


왜 독서를 하는가? 정보를 얻기 위해서이다.

왜 정보를 얻어야 하는가? 사유하기 위해서이다.

왜 사유해야 하는가? 늘 깨어있기 위해서이다.

왜 늘 깨어있어야 하는가? 변화하기 위해서이다.

왜 변화해야 하는가? 성장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독서를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결국 성장에 있다.

물론 성장을 위한 방법은 꼭 독서가 아니어도 많다.

변화하기 위한 방법은 꼭 독서가 아니어도 많다.

깨어있기 위한 방법은 꼭 독서가 아니어도 많다.

사유하기 위한 방법은 꼭 독서가 아니어도 많다.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루트 또한 꼭 독서가 아니어도 많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대화에서도, 강의와 세미나에서도, 심지어 길을 걷다가 우연히 부는 바람에서도 우린 많은 정보를 얻고, 사유하고, 깨닫고,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아야 하는 본질적인 이유.


나의 협소한 경험세계 내에서 투자대비 효용이 가장 높은 방법은 독서였기 때문이다.


그러니 항상 자신에게 되묻길 바란다.

"나는 왜 읽는가?"

계속해서 질문하라.


비단 독서에만 해당되는 이슈는 아닐 것이다.

어떤 일이 됐건, 정말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다시 본론으로.

우리가 책을 읽는 자신에게 항상 되물어야 할 한가지.


"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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