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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ovator May 09. 2019

책을 읽어야 하는 진짜 이유

독서와 문해력 그리고 행복의 연관성


정말 아이러니한 현상이다.


매년 출간되는 책의 수는 증가하는데 주변에 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다.


  출판시장에서는 보편적 경제메커니즘 원리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듯하다.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공급은 과도하게 많은데, 수요는 턱없이 부족하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동안 출판된 신간 도서의 수는 무려 6만 3천여 권에 달한다. 물론 시점에 따른 차이가 있겠지만 발행 권수를 365일로 단순 나누기를 해봤을 때, 매일 약 172권의 책이 이 세상에 태어나는 것이다.


  자, 그러면 일상생활에서 주변을 둘러보자. 


우리 주위에는 다독가가 몇이나 되는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하는 '2018 국민 독서실태 조사'를 살펴보면, 2017년 기준 국내 성인들의 연간 독서량은 8.3권에 불과하다. 생각했던 것보다 수치가 훨씬 높아 놀랐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8.3권이라는 수치는 분명히 거품이 껴있을 것이다. 


  우선 해당 조사는 설문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피 설문자가 수치를 과장해서 답변했을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책을 읽지 않지만, 독서라는 행위는 교양 있는 귀족적인 취미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읽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소위 말해 자신의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우리는 책을 읽지 않는 것에 대해 알 수 없는 죄의식을 가진다. 


  두 번째로는 독서시장에도 멱 법칙, 파레토 법칙이 작용한다. 다시 말해 전체 독서가의 20%에 해당되는 다독가의 독서량이 전체의 80%를 차지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는 뜻이다. 우리 주변에도 책을 읽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그 와중에 1년에 최소 50권 이상을 독파하는 다독가들이 더러 있다. 이는 독서시장도 양극화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독서는 대체 왜 중요한 것일까?

  

  우리는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우리는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이 타인과 끊임없이 상호작용 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타인과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존재다. 우리는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하다못해 온라인 상에서도 글과 말이라는 매개로 끊임없이 생각을 주고받는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될수록 우리는 '공감'을 할 수 있게 되고, '공감'이 잘되는 집단에 속해있을수록 '소통'이 잘된다. 공감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사회일수록 그에 속한 개개인의 행복도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주변 사람과의 '공감'과 '소통'이 행복에 이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인 셈이다


  OECD에서는 '문해력'이라는 개념을 '문장을 이해하고, 구사함으로써 타인과의 소통을 정상적으로 영위하며, 스스로의 지식과 잠재력을 발현시킬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한다. 이렇게 OECD는  회원국의 16~65세 사이 16만 6천여 명을 대상으로 국가별, 연령별 문해력 수준을 평가한다.


  문해력은 크게 2가지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첫 번째 개념은 '최소 문해력'으로 글을 읽고 쓰는 기술적인 능력을 말한다. 두 번째 개념은 '기능적 문해력'으로 사회적 맥락 안에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앞서 말한 '공감'과 '소통'을 위해서는 그중에서도 특히 두 번째 개념인 '기능적 문해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해력은 독서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 글을 통해 지식을 발전시키고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능력. 


다시 말해 문해력은 독서력의 다른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독서를 많이 할수록 문해력은 높아진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문해력은 어느 수준일까? OECD에서 측정한 우리나라의 문해력은 평균 이하의 등급인 2~3등급으로 이는 '직장 내에서 토론이 거의 불가능하며, 타인과의 소통과 공감이 어려운 정도의 수준'이다. (특히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우리나라의 문해력 등급은 처참하게 낮아진다) 오늘 하루 동안 어떤 사건들이 나를 화나게 하고 답답하게 하고 무력하게 했는지 생각해보면 거의 대부분이 타인과의 소통 문제에 있을 것이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고 얼굴만 붉히며 씩씩 거리는 삶이 행복할리 만무하다.


  물론 독서는 지식의 탐색과 심화를 통해 마음의 양식을 일구는 교양 있는 행위이다. 뭔가 있어 보이는 취미이면서도 굉장히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자기계발인 것이다. 하지만 그 이전에 독서는 타인과의 공감과 소통을 위한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그러니 우리는 스스로 행복하기 위해서, 그리고 타인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부지런히 읽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부터 만들어진다.
- 마틴 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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