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2다이
Remember to die, 메멘토 모리
라틴어 표현이라는 Memento Mori,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를 읽으면 나는 죽지 않을 것만 같은 역설의 느낌이 든다. 두 개의 M이 각 단어 앞에 버티고 서서 두 개의 큰 봉우리로 솟아있기 때문이다.
큰 삶이 두 개니 덤으로 하나 더 산다는 느낌일 수도 있다. 그러니 더 열심히 후회 없이 살다 보면 두 번째 새로 태어나는 삶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
M은 생김새는 자음이지만 소리는 모음으로 시작한다. 자음과 모음이 하나로 모인 완벽한 글자이다. 앞뒤가 붙은 완벽한 세상이다. 똑같은 키로 서서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다. 서로 의지하며 가면 그뿐인 데칼코마니로 펼쳐진 거울이다. 나는 당신이며 당신이 내가 되는 그런 아름다운 세상이다.
M의 첫 벽에 부딪히면 그 아래 털썩 주저앉아 무료하게 생을 마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기꺼이 밧줄을 걸어 두 발을 힘껏 겹쳐 꼬아가며 온 힘을 다해 올라갈 것이다. 두 개의 M을 모두 정복하고야 말리라는 큰 힘을 저 두 단어가 내게 주고 있다.
M의 경사를 따라 아래로 곤두박질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외쳐야 하는 건 Get up! 일어나는 거다. 시지프의 바윗돌 같은 무게의 인생을 짊어지고도 조금씩 조금씩 밀어 올리며 가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M의 다른 벼랑에서 아래로 떨어져 산산이 부서진다 해도 좋을 만큼 온 힘을 다해 살면 되는 것이다. 꿈이 날개가 되어 부드러운 모음으로 삶의 달콤함은 곳곳에 숨어있다. 기껏해야 한 번쯤 폭발하며 나를 찢으려 하는 파열음 t (티) 정도는 참아낼 만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아픈가, 사랑이 필요한가, 돈이 필요한가, 시간이 필요한가...
하고 싶은 것에 애달프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된다.
지금 나는 공포를 견디며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 당신을 볼 수 없는 시간이 다가오는 게 너무 무섭다. 내 심장이 갑자기 멎을까 봐 노심초사한다. 내가 당신을 기억하지 못할까 봐 극도의 공포를 견디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이런 본질적인 공포를 안고 사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할 대상이 있다는 건 잘 살고 있다는 거다. 가족이든 애인이든 자기 자신이든.
Mori로 제대로 닿고 싶은 나의 삶을, 나는 지금 이렇게 글을 쓰며 최선을 다해 채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