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살면
그 하루의 반만큼이라도
더 현명해 지길 바라는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을
줄곧 하며 살았다
하루를 나누어
그 몫을 빼고 나면
아래로 툭 떨어져 내리는
미련함을 외면해도
괜찮을 줄 알았다
자신했던 것들이
뿌옇게 휘발해 버린 후
그 미진한 것들을 겸허히 만회할
그런 순간들로 되돌아올 수 있을까
산화한 것은 뒤돌아 보지 않았다
인간으로 살려준 열정이
살금살금 나를 지나쳐 갈 땐
항상 미련 없다 큰 소리 더니
막상 저 끝이 보이는 날이 오니
여전히 쌓여 남은 미련함에
통곡할 날들로 남았다
마지막 날이다
금을 그어 놓은 달력이
새로운 날이다
금을 열어 놓은 틈으로
건너가라 한다
건너주라 한다
이리오라 한다
추스르지 못한
미련함만 남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