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희수공원 Jan 06. 2024

남아있는 날들

미련은 없다

2년을 한방에 보내기로 했다.

내가 정한 나의 찬란한 시간들을 모두 담기로 했다.


첫째 날 영화들, 내 일과 삶을 채우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둘째 날 사람, 내 남은 시간을 결정하는 즐거운 에너지가 될 것이다.

셋째 날 술, 알콜 중 줌벙개에 기어들어가는 나의 대범함에 놀랐다.

넷째 날 통증, 많이 아팠지만 할 일에 쌓여 통증을 묻었고 일찍 잤다.

다섯째 날 술again, 다시 와인을 따르며 중독의 유혹은 사절했다.


삶이란 그런 거다.


좋아하는 것들을 모은다.

만찬의 술, 꼬냑으로 정했다.

켄타우로스 레미 마틴 엑쏘

온도는 깨질 듯 냉정한 영하

바람이 불지 않았으면 한다.

데미안 원서 왼손 필사 600일

소설 완성 탈고 털고 버린다

제2의 페르소나에 대한 의문

끊어지지 않을 2년을 희망한다.


일을 즐길 것이며 아플 것이며 한라산을 오를 것이다.

사람들의 자유를 사랑하고 거기에 참여할 것이다.

나 자신을 사랑하고 존경하며 책임질 것이다.


이제 나를 향해 맹렬한

집착과 외로움에

대적하는 일만

남았다.

2년.

매거진의 이전글 지고 나르는 고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