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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수공원 Sep 03. 2024

모두 다른 시작

같은 다른

지나간 시간이 뭉텅이로 짧아져 앞 구르기를 한다. 그때는 끝날 것 같지 않던 그 지루함의 긴장이 지금 찰나로 내 앞에 있다.


한 시간도 넘게 뜨뜻미지근한 늘어진 햇살 속을 달리며 언제 끝나나 그랬다. 조금 일찍 새벽을 시작하는 단기 집중 삶은 매번 다르다.

 

낙인처럼 달린 꼬리표는 같다. 10년 전에도 같은 이름, 지금도 같은 이름으로 내 앞에 온 시간, 일을 할 것이냐 사랑을 할 것이냐는 순전히 내게 달렸다.


옛날 기억을 더듬을 것인지 지금 새롭게 시작할 것인지도 나의 선택이다.


과거를 뒤지며, 안정을 추구한다는 착각 속에 나의 현재와 내게 배우러 오는 사람들을 정체시키거나 퇴보시킬 수 있다.


현재를 바로 보고 미래에 고개 들게 하는 건 깊은 집중력이 필요하다. 마음을 달래야 하고 가슴을 열어야 하고 머릿속 신경 세포들을 흩트려야 한다. 에너지가 많이 필요한 시작이다. 하지만 다른 시작이며 새롭게 판을 짜는 일이다.


시작의 흥분과 긴장을 유지하는 건 끊임없이 연결 고리를 이어주는데서 가능하다.


어디에서나 답이 될 수 있는 건 이미 누군가 프리사이즈로 짜놓은 옷과 같다.


누구에게나 위로와 설득이 될 수 있는 말은 이미 수 많은 책이나 위인들이 하고 또 한 낡은 명언이다.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가 아닌, 내 앞에 선 하나 하나를 위한 다른 시작, 각도가 벌어지는 개별성, 스스로 깨닫는 삶의 변화는 독특한 자신만의 경험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론의 잣대와 사회적 인정 기준을 가져다 대며 더 잘 할수도 있었을텐데라며, 오래 전 내가 혹독한 평가를 했던 과목이 내 앞에 툭 떨어져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실패와 우연의 범람, 견뎌야한다,


다짐의 현상과 존재는 같지만 매번 다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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