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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pexQ Nov 02. 2022

프로젝트, 어쩌다 망하는가?

두 번째 이야기. B부장은 어떻게 꼰대가 되었나?

A사와 프로젝트 프로젝트를 하면서 B부장은 자신이 기대했던 것 이상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A사의 컨설턴트들은 B부장을 고객님으로 부르며 깍듯이 모셨기 때문이다. 사실 B부장도 사람인 이상 과거 팀원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다. 그런데 프로젝트 팀원인 A사 컨설턴트들은 그런 내색이 전혀 없었다. 일주일에 4번 이상을 같이 저녁 식사를 했지만 항상 밝은 얼굴이었다. 과거 현업부서 팀원들처럼 이러저러한 핑계로 집에 일찍 가야 한다는 소리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집에 가도 할 일이 없다는 식의 얘기를 해서 B부장 마음의 부담을 덜어주었다. 


일을 할 때는 또 어떤 가? 컨설턴트들은 B부장이 정한 업무 방침에 대해서 토를 다는 법이 없었다. 이산으로 올라가자 하면 컨설턴트들은 장비를 챙기고 열심히 올라갔다. 바로 이것 아닌가? 상명하복. B부장은 자신이 고객이라는 상의 위치, 그러니까 갑의 지위를 만끽했다. 


사실 B부장이 과거 팀원들에게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B부장은 자신이 엘리트 학교 출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B부장은 어쩌다 자신 학교 출신의 성공한 인물 사례가 나올라 치면 “오! 우리 선배님 이야” 하면서 생색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거기다 B부장은 자신에게는 팀원들에게 없는 것이 있다고 굳게 믿었다. 바로 회사와 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다. B부장이 보기에 동료, 특히 젊은 직원들에게는 일에 대한 열정이 없어 보였다. 무엇보다 B부장은 직원들이 칼 퇴근하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식사 시간을 따져가며 회의를 중간에 끊으려 하는 것도 용납할 수 없었다. 회사라는 것은 일이 먼저이지 밥이 먼저 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요즘 유행하는 “저녁이 있는 삶”도 아니꼽기 그지없었다. 우리 때는 야근 아니면 회식이었는데. 가족에게는 열심히 일하는 가장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가족의 안녕과 평화를 주는 것이라 믿었다.

B부장은 자신의 이러한 열정이 회사를 키워온 것이라 굳게 믿고 있었다.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


B부장의 가슴은 오로지 자신만이 회사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는 신념으로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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