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자꾸 생각하려고 하잖아.

그냥 믿는건데-

by Hee



올해 아이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투명 오르골과 닌텐도 마리오 카트칩.


정성스러운 카드를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놓고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는데,

집에 돌아오니 진짜 선물이 있다!!


-정말~~~ 정말, 선물이 있을까?

- 진짜 산타 할아버지가 있으시다면,

우리 예지니를 빼먹으실리가 없지~~~

그런데 엄마는 10살 즈음부터 안오시더라.

-에이, 엄마가 그때쯤부터 안믿은거 아니야? 나처럼 카드도 쓰고 해야하는데,,,,

-그런가? 사실 언제부터 선물을 못받았는지 기억도 없어~~


깜박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아래

선물 상자를 발견한 아이는 말을 잇지 못했다.

설렘 반, 걱정 반의 감정이 무한한 신뢰와 감사로

더 확고한 믿음으로 자리 잡는 순간이었다.

더구나 포장도 엄마보다 훨씬 더 잘하신다며,,,,

쉽게 잠들 수 없는 크리스마스날 밤,

1시간 가까이 즐거운 캐롤송이

행복한 목소리로 쉼 없이 집안에 울려퍼졌다.

그렇게 아이 방에서 충만한 즐거움이 줄줄 흘러나와서

감히 자라는 잔소리도 못하고

1시간 내내 안방 침대에서 노래부르는 아이의 얼굴을

그려보는게 내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을까...


분주한 다음날 아침,

어제 감정에 취해 늦게 잠든 탓에

눈도 제대로 못뜨고 옷을 갈아입던 아이가 말한다.


-엄마! 알았다!

-뭘?

-이건 그냥 믿어야 하는거야.

그런데 엄마가 자꾸 산타할아버지가 어떻게 집에 들어왔지ㅡ 하고 생각하잖아. 내가 할머니가 엄마 옆에 있는걸 설명해보라고 하는거랑 똑같아. 그냥 믿어야 하는거야!!!


자기만 선물 받은게 미안했는지,

산타할아버지가 정말 문을 따고 들어왔으면 도둑아니냐고 지 아빠랑 농담하는게 맘에 걸렸는지,

꽤 명쾌한 답을 내어준다.


-그렇지. 엄마는 그냥 알거든. 할머니가 엄마 옆에 와있는거 같은 느낌이 그냥 들때가 있어. 그런건가부다.

그렇구나!!


친구들에게 보여주려 학교에 가져간다며,

오르골을 손에 쥐고 태엽을 야무지게 감는 아이가

참 예쁘다.

엄마는 할말이 더 많지만, 딱 멈춰야지 ^^

네 말이 다 맞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