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이왕 이곳에 온 거

by 김희섭

지구를 여행한다는 건, 어디에 똥을 누느냐가 아니라

어떤 기분으로 똥을 누느냐에 관한 문제가 아닐까.

세상에 온 지 한 달 된 강아지,

걸음도 겨우겨우 걷는 녀석이

“끄응” 소리를 내며 있는 힘껏 똥을 때린다.

아, 이곳은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더냐.

이왕 이곳에 온 거,

이곳을 열렬히,

이 삶을 있는 힘껏 사랑하다 가게 되었으면

매거진의 이전글‘왕 어부’라 적혀있는 맥주병을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