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J의 너무나도 완벽한 문제점

by Hee


나의 mbti - ISFJ

그중 나의 성향을 가장 많이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J


난 정말 완벽한 J이다.

계획이 서지 않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완벽한 끝맺음이 보이지 않는다면 시작을 포기해 버리는..


브런치도 마찬가지다.

병원에서의 육아일기는 이미 써 놓은 글이 있어서 다듬기만 해서 업로드하면 되었던 상황이라 업로드까지 어렵지가 않았다.

그 이후의 업로드가 문제였다.

어떤 주제로 글을 쓸까? 육아에 대한 얘기가 아닌데 올려도 될까?

심지어 글을 써놓고도 그동안의 글들과 느낌이 맞지 않는 것 같아서 업로드도 하지 않았다.


완벽한 J 인 나를 반성하며 다시 시작을 위해 글을 적어본다.

주말에 남편이 자처해서 하루 종일 육아를 해주고 나에게 브런치 전시회를 다녀오라고 해주었다, 글쓰기 영감을 받아보라고!

영감보다는, 우울했던 내 마음이 글쓰기로 인해 어떻게 나아졌는지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보다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되었고,

꾸준함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궁금해졌다.



mbti로 글을 시작했으니, J인 나를 탓해보자.


첫째,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그램 등 어떤 주제로 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으면 아예 시작조차 하지 않는다.

그렇게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태로 벌써 출산한 지 77일이 되었다.

너무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무기력함만 느껴가고 있다.


둘째,

아기가 새벽에 보채는 날이면 다음날의 나는 망가져있다.

우리 아기는 50일 정도부터 통잠을 자주고 있다.

아기 컨디션에 따라 새벽에 보채서 잠을 못 자는 날이면, 남편 출근 후 못 잔 잠을 더 보충하느라 오전 시간을 잠으로 다 보내버린다.

오전의 나의 계획을 다 망쳐버렸다는 무력감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을 보내버린다.

육아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절대 아닌 것임을 알면서도 그 무력감에서 헤어 나오기가 너무 어렵다.


셋째,

완벽하지 않으면 육아조차 시작하기가 어렵다.

아기 용품마저도 어떻게 사용할지, 어떤 시기에 사용하면 되는지, 아기한테 해가 되지는 않는지

정보의 바다 속에서 나만의 정리가 되지 않으면 정말 필요한 순간이 다가올 때까지 구매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마음이 급해져서 당일배송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엄마다.



무기력함과 무력감, 그 속에서 점점 더 나태해지는 나를 채찍질하기 위해 나열해 보았다.

너무나도 출산으로 인해 변해버린 내 삶을 탓하는 것 같아서 우습다.

내가 선택한 삶이고 심지어 계획해서 가진 아이인데!


내 옆엔 집안일과 육아에, 나에게 가장 관심이 많은 남편이 있고

나의 아기는 50일부터 통잠을 자고 병원 입원 외에는 너무나도 문제없이 잘 자라주고 있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유니콘 베이비다.


글을 못 쓸 이유가 없다!

육아는 내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계획형 인간인 나에게 알맞게 플랜 b, 플랜 c 까지 생각해 두어 문제점 없는 완벽한 J로 다시 돌아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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