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원으로 살펴본 간극
'時間(시간)'이란 무엇인가? 'Time'은 또 무엇인가? 다 같은 말이다. 동양과 서양의 언어가 다를 뿐. 그런데 좀 더 신중히 이 말들의 어원을 살펴보면 제법 재밌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時間은 때 時(시)와 사이 間(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때는 무엇인가? '때'는 '네이버 사전'에 의하면 '시간의 어떤 순간이나 한 부분'을 말하며, '사이'는 '한 때부터 다른 때까지의 동안'을 말한다. 여기서 '時'를 좀 더 살펴보면, '時'는 뜻을 나타내는 날일(日, 태양) 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寺(시)로 이루어진 형성문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한문으로 時間은 태양과 관련 있으며 때와 때 사이를 이어주는 공간 개념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Time은 어떠한가? Google의 도움으로 찾아본 정의는 'the indefinite continued progress of existence and events in the past, present, and future regarded as a whole'로 되어 있다. 번역하면 '과거, 현재, 미래에 있어 존재와 사건들의 무한하며 연속적인 과정' 이란다. 쳇! 어렵다.
Time의 어원을 좀 더 파해쳐 보자. 'Online Etymology Dictionary'에 따르면 'time'은 고대 영어 'tima', 고대 게르만어 'timon', 고대 스칸디나비아어 'timi' 혹은 스웨덴어 'timme'에서 왔으며, 그 뿌리는 인도유럽 공통조어(PIE, Proto-Indo-European) 'di-mon'에서 왔다. 'di'는 'da'와 같은 어원으로 'divide' 혹은 'cut'을 의미한다. 'di-mon'에서 'mon'을 혹자는 1달을 뜻하는 'month'에서 왔다고 하나, 영어권에선(아무리 찾아봐도) 'mon'에 대해 별 언급이 없는 것으로 봐서 정확한 해석이라 보기 어려울 듯하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Time은 뭔가를 쪼개서 나온 개념이고 그 뭔가는 하루가 될 수도, 한 달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한 달(月)을 쪼갠 개념이라고 한다면 month는 달(月, moon)의 형태를 보고 정한 개념이기 때문에 'di-mon' 즉 'time'은 태양 보다는 달(月)에서 그 개념이 나왔다고 할 수 있다. 뭐 이건 내 추정이다.
왜 이리 지루하게 설명을 이어가냐고? 시간이 남아 돌아서 그렇다. 이런 게 잉여다. 잉여는 때론 창조를 부르기도 하거든. ㅎㅎ
그럼 이제 정리를 해보자. 동양(한자 문화권을 편의상 동양이라 함)의 時間은 태양(日)을 기원으로 이미 정해진 때의 사이를 채워주는 개념이라면, 서양(라틴어 문화권을 편의상 서양이라 함)의 Time은 달(月)이 될지 뭐가 될지 모르지만 이미 채워진 기간을 쪼개는 개념의 시간 개념이다. 이건 순전히 내가 기존 생각해온 관념과 다른 것이다. 동양은 태양을 기준으로 채움의 시간, 서양은 달을 기준으로 분할의 시간. 달력(Calendar)은 동양이든 서양이든 달(月)에서 왔거늘. 혼돈의 연속이다.(Calendar의 어원을 살펴보니 고대 프랑스어 Calends에서 왔고 그 의미는 the first day of the month 임, 초하루, 삭일)
時間과 Time은 이렇게 비슷하면서도 접근방식이 다르다. 오묘하다. 이렇듯 시간과 Time은 간(間)극이 있다.
근데 난 이 시간 대체 뭘 하고 있는거지? 쩝!
2018.01.03. 오후 7:49 패스트파이브 독방에서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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