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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국 Jul 15. 2022

듀란트는 어디에서 와서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

NBA 드라마

최근 NBA 최고 흥행 드라마의 주인공은 단연 듀란트다.

듀란트는 브루클린 구단이 어빙과의 장기계약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구단에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듀란트는 원하는 행선지까지

마이애미 히트, 피닉스 선즈라고 동부와 서부의 강호를(본인 없어도 우승할만한) 꼭 짚어서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지목하였다.

이러한 듀란트의 행보는 여러 NBA 관계자와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반면에 이러한 여론의 분위기가 사뭇 이해하기 힘들다며

옛 동료이지만 딱히 친해 보이지 않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듀란트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일반 세일즈맨들이 자신의 가치를 높여서 이직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하여 아무도 비난하지 않는다.

구글에서 근무하다가 애플로 옮기고 또 테슬라로 이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비난하기보다

오히려 그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러한 이직이 가능한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할 것이다.

 NBA 소속 선수들도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과거처럼 스포츠 선수의 선택에 대해서만 비즈니스적인 원칙보다 감정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


그린의 듀란트에 대한 옹호 발언은 그와 듀란트의 지난 관계까지 고려하면

낯설기도 하고 참신하기도 하며 얼핏 설득력 있게 들리기까지 한다.

(흔히 그린은 말을 잘한다라는 평가를 받는데, 필자는 그린이 그저 말이  많다고 생각한다.

대중의 낮은 기대치가 그린의 스피치를 과대평가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인터뷰를 보면 오히려 팀 동료인 커리가 훨씬 정제되고 세련된 스피치 능력을 가지고 있는 편이다. )


어쨌든 그린이 강조하는 스포츠 스타의 비즈니스를 고려해도 듀란트는 여전히 비난받을 여지가 있다.

아마 일반 세일즈맨도 듀란트처럼 이직 활동을 한다면 충분히 욕을 듣고 남았을 것이다.

일단 듀란트의 지난 행적이 듀란트의 발목을 잡는다.


듀란트는 뉴욕 롱아일랜드 햄튼에서의 이른바 햄튼파이브 회동을 계기로 2016년 7월 골든스테이트와 계약을 했다. 그 이후로 2회 우승, 2회 파이널 MVP 말 그대로 승승장구하며 화려한 커리어를 쌓는다.  

하지만 이 당시 듀란트의 결정은 기존 그의 소속팀이었던 오클라호마 썬더의 팬들을 비롯하여

여러 NBA 팬들로부터 비난과 조롱을 받게 되고

지금까지도 듀란트의 리그에서의 지위에 대한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그 이유는 서부 컨퍼런스 결승전에서 그에게 패배를 안겨줬던 바로 그 팀과 듀란트가 계약했기 때문이다.

이 결정으로 인해 듀란트 정도 되는 선수 즉 리더라고 부를 수 있는 상징성 있는 존재가 가져야 할 품격을

듀란트가 상실했거나 원래부터 걔는 그런 거 없었다는 느낌을 사람들에게 주었으며

이미 챔피언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전력을 가진 팀에 숟가락을 얹으면서 경쟁과 노력을 통한 성취보다는

손쉬운 방법으로 성공적인 이력을 쌓으려는 얄팍한 계산에 대한 혐오감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하지만 이때의 선택은 그린의 말대로 비즈니스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계약이 해지된 팀과 이별하고 본인이 성장할 수 있는 팀과 새롭게 계약하는 것은 절차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

감정적으로 비호감일 수는 있으나 정색하고 비난하기에는 약간 머쓱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가 반복된다면 그의 리더로서의 자질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된다. 즉 이번 브루클린 구단에 대한 트레이드 요청은 그때 듀란트의 결정과 오버랩되면서 얘는 자신의 성공만을 생각하며 동료와 소속 구단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고, 도전과 경쟁보다는 달콤한 성과에만 매달리는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아이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그린의 비유대로라면 구글에서 팀장쯤 되는 사람이 한창 진행 중이었던 프로젝트가 중간에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는데 자기는 경쟁사로 이적해버리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또 다른 측면에서는 브루클린에서 듀란트의 커리어가 발목을 잡는다.

(커리어라기보다는 행실이 적합하려나?)

물론 듀란트는 부상 기간도 있었지만 경기에 출전했을 때는 헌신적으로 팀을 위하여 경기에 임했다.

40분이 넘게 경기를 뛰는 경우도 있었으며 팀이 여러 구설수에 휘둘리는 와중에도 말을 아끼며 팀에

헌신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브루클린 네츠에서 어빙과 듀란트 듀오의 행보를 묶어서 생각하면 비난을 피할 수 없을 듯하다.

여기에 관해서는 어그로의 달인인 ESPN의 SAS 기자가 그의 방송에서 꽤나 설득력 있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듀란트와 어빙은 브루클린 네츠에 함께 정착한 이후 선수 및 코치 영입에 적극적으로 관여하며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구단을 움직이려 했었고 구단의 수뇌부들도 이 두 슈퍼스타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위대한 결말로 이어졌으면 좋았겠지만 어빙의 이기적이고 예측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든 행동들로 인해서 정규 시즌 순위도 하위 시드에 머물렀으며 하든은 팀을 떠나고

천신만고 끝에 진출한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보스턴에게 스윕을 당하며 시즌을 마무리하게 된다.

이 정도면 웅덩이를 망치는 미꾸라지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는 어빙이다.

당연히 구단은 어빈과의 장기계약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데

이런 구단의 태도에 듀란트는 실망하고 트레이드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다시 그린의 비유에 대입한다면 회사의 핵심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던 동료가 종교적인 신념을 이유로

회사를 무단결근하고 있다가 프로젝트가 실패하자 자신의 책임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이 회사가 연봉 계약에서 불이익을 준다고 우울해하며 좋은 조건의 다른 회사로의 이직을 고민하자,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담당자로 있던 본인도 냅다 이직을 결정해버리며 회사와 부하 직원들의 미래는 안중에도 없다고 나서는 것이다.  


어차피 듀란트의 트레이드 요구를 옹호하는 의견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린의 발언 이후에도 듀란트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다.

다만 부정적인 여론과는 별도로 듀란트에 대한 수요 또한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

듀란트는 이미 명예의 전당의 한 자리를 확보하다시피 한 선수고 현재를 비롯하여

NBA 올타임에서도 열 손가락에 꼽을 수 있는 커리어와 농구 능력을 가진 선수다.

이런 선수를 욕심내지 않을 구단이 어디 있겠는가?

다만  이미 어빙과 듀란트의 횡포에 시달릴대로 시달리고 팀의 현재와 미래도 망가진 브루클린의 차이 구단주는 듀란트 트레이드 대가로 적어도 올스타급 선수와 1라운드 지명권을 다수 요구하고 있다.

어느 구단도 브루클린의 요구를 기꺼이 감당하면서 듀란트를 데려오기엔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


듀란트가 과연 어디로 갈 것인지

그곳으로 가서는 과연 어떤 활약을 할 것인지

아니면 또 른 흑역사를 생성할 것인지

이 드라마의 끝이 어디인지 NBA 팬들의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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