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여행은 버스로 출발해서 남해도착 후 쏘카를 이용했다. 우등버스를 타고 4시간 30분 정도 달리면 잔잔한 남해에 도착할 수 있다. 평일이고 첫 차라 그런지 길도 막히지 않은 덕에 여유롭게 예상도착시간에 맞춰 버스는 남해터미널에 정차했다.
여행을 계획해 놓고 몇 주 전부터 날씨예보에 비와 뇌우가 떠서 이대로 가야 할지 망설이다 출발한 여행이었는데 버스를 타고 오는 도중에 먹구름이 점점 걷히더니 도착했을 땐 오히려 햇빛이 따가울 정도로 날이 맑았다.
여백이 느껴지는 도시에 들어서니 마음까지 편안해졌다.
다랭이마을은 경사가 거의 절벽에 가깝다. 이곳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은 대부분이 어르신들인데 모두 달인이 아닐까 싶다.
언덕을 오를 때마다 뒤돌면 보이는 풍경이 너무 좋아서 홀린 듯 계속 돌아보며 숨이 차도 언덕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
다랭이마을뿐만 아니라 남해에는 고양이가 정말 많다. '이 길을 지나려거든 통행료를 내놔라'라는 눈빛으로 절대 비켜주지 않았던 녀석.
호수 같은 바다 위에 손톱달이 떴다. 잔잔한 바닷가를 산책하다 반딧불이도 한 두 마리 보았다. 신기해서 한참을 따라가면서 보았다. 어딘가 무리가 있을 텐데...
반딧불이 무리는 보지 못한 게 아쉽기는 했지만 반딧불이만큼이나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무리는 원 없이 보았다.
두모마을
고개를 젖히고 한참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웃의 토토로 '바람이 지나는 길' 배경음악이 깔리며 토토로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창선면 일출
여행 마지막날 일찍 잠에서 깨어 일출을 보겠다고 잠옷바람에 급히 나가 마주하게 된 일출, 이미 떠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바다 위에 떠있는 죽방렴이 일출과 맞닿아 검고 붉은 아침 바다가 묵직하게 가슴에 와닿았다. 남해 일출명소로 여러 곳이 있지만 나는 당연 창선교를 꼽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