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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ypy Jan 14. 2024

수퓌퓌가 그리는 세상_PHILADELPHIA

역사의 도시

역사의 도시였다. 모든 건물이 역사의 한 부분이었다. 눈만 돌리면 다 박물관이고 전시관이었다. 다소 날이 좀 흐리긴 했지만, 필라델피아는 펜실베니아주에서 가장 큰 도시라고 한다. 미국 독립의 중심지로서, 1790년부터 10년간 미국 연방의 수도였던 화려한 역사를 가진 곳이었다. 1980년대에 인천과 자매도시를 맺었다고 한다. 환승하는 구간이어서 잠시 들른 곳이라 여기저기 사전조사를 하진 못했지만 역사의 도시답게 곳곳이 중요한 장소 중 한 군데였다.

뚜벅이답게 Independence Visitor Center을 시작으로 여기저기를 다녔다. 센터 안에는 방문자를 위한 설명 및 굿즈들이 잘 전시되어 있었다.

관광기념지로써 기념물건도 옷, 신발, 자석 등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고, 설명서 및 교통수단에 대한 설명도 다 해주셨다.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부분은 독립선언서에 대한 틀이 있고, 이것을 연필로 옛날 방식으로 복사해서 가지고 갈 수 있는 부분이었다.

연필이 석탄으로 만들어져서 가지고 오려고 할 때 여러 종이를 덧대서 가지고 왔지만 (손에 묻을까 봐, 그리고 종이가 너무 얇습니다.) 다른 기념품들보다 기억에 남는 기념품이었다. 또, 독립을 상징하는 종 관련 기념품들도 꽤 많았다. 도시의 지도를 손에 쥐고 밖으로 나왔다.

이제 진정한 뚜벅이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먼저 독립기념관으로 갔다. 독립기념관의 입장시간이 좀 안 맞아서 겉만 둘러보았지만 미국독립선언서를 낭독한 이곳은 미국에 여행으로 온다면 첫걸음과도 같은 곳이 아닐까 싶다.

자유의 종은 혼자서 멀찌감치 보는 걸로! 미리 예약하고 시간 맞춰서 설명을 들으면 좋을 것 같고, 후기도 좋은 편이었다. 입장료가 5천 원 미만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또 영어로 가이드해 주신다고 하니 참고해야 할 것! 자유의 종(Liberty Bell)은 앞에서 연필로 필화 했다고 해야 하나, 그 문구가 종에 새겨져 있다.

“모든 땅 위의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를 공표하라”
(Proclaim LIBERTY throughout all the land unto all the inhabitants thereof)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는 하나,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해야 할 말이 아닐까?

자유의 종을 보고 나서 거리를 휘적휘적이면서 올드시티 쪽으로 움직였다. 지나가 다 본 스타벅스도 멋있어 보이는 건 그냥 여행이기에 그런 것이겠지? 거리구경한다고 오래 걷는다는 생각도 없었다.

길을 걷다 보니 Museum of the American Revolution에 도착했다. 건물주위부터 조각들에 둘러싸인 이 건물은 나 좀 있어 보이는 건물이지? 하며 뽐내는 것만 같았다.

괜히 통학버스가 신기해서 한컷 찍고, 마찬가지로 시간이 여유롭진 않아서 내부에 들어가 보진 못했다. 그런데 건물 외부만 봐도 이 도시가 왜 역사의 도시인지 왜 미국의 시초가 되었는지 표현하고 있었다. 조각상뿐 아니라 새겨진 글들이 모두 필라델피아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사전준비가 좀 되어있었다면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를 향해 다닐 텐데 준비 없이 다니게 되었다 보니 거리의 모든 걸 눈에 담고 싶은 욕심이 컸다. 그래서 계속 걸어 다녔는데 나중에 보니 진짜 어마무시하게 걸었음을 알게 되었다. 다음에는 좀 계획적으로 다녀야지.

길을 걷다 좀 허기짐을 느끼고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잔을 들고 다시 길을 건넜다. 여행할 때 꽤 전투적으로 걷는 편이긴 하지만 이렇게 정처 없이 걷는 것도 꽤 다른 매력이 있었다. 오히려 거리의 구석구석을 볼 수 있다고 해야 하나?

다음의 장소는 필라델피아시티홀 근처 마켓이었다. 어딜 가나 도시의 마켓구경은 놓칠 수 없는 법.

시티홀은 꽤나 거대했다. 그리고 그냥 흘깃 봐도 역사적 건물임이 분명했던 건물이었다. 실제로 공적인 업무를 보는 시청이라고 한다. 시티홀 통로? 건물을 지나고 나니 LOVE 조형물이 있었다. 지나 칠 수 없어서 한컷!


좀 더 걷기 시작한 김에 필라델피아 미술관까지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로댕미술관도 스쳐 지나가고 로댕조각상도 보았다. 물론 진짜는 아니겠지? 설마 진짜조각상에 낙서를 한건 아니겠지? 아닐 거라고 믿는다!

역사의 일부분을 지나 시청에서 한 30분 정도 걷고 나면 드디어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보인다. 여기 계단은 록키가 매일 훈련받던 곳이라 꽤 유명하다. 그리고 입구 쪽에 록키동상도 있다. 미술관은 2월인데도 벚꽃이 만개했다. 일본이나 대만, 우리나라에서만 보던 벚꽃을 필라델피아에서 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더 예뻐 보였다. 미술관은 성인기준 $30이고 매달 첫째 주 월요일과 매주 금요일 17시 이후에는 내 맘대로 돈을 내고 미술관에 들어갈 수 있다. 이때는 심야운영을 해서 20:45까지 운영한다.

미술관뒤로 돌아가면 페어마운트 공원이 있다. 확실히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이었다. 스쿨 길강은 따라 공원은ㄱ 걷고 나니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 중간중간 쉬엄쉬엄 걸었는데 거의 2시간을 걸었다. 다시 호텔로 돌아가기 전에 LaColombe에서 커피 한잔을 구매했다.

짧지만 굵은 필라델피아 도시여행이었다. 걸으면서 도시 곳곳의 냄새도 맡고 기분 좋은 도보여행이었다. 뭐랄까, 여기 미술관이다, 박물관이다라고하며 경계선을 정해두고 가까이 가기 다소 어려운 게 아니라 내 옆집처럼 명소들이 자리 잡고 있는 스며들듯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역사의 도시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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