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秋霜)




이현우



태어나고 떠나는 날
알 수는 없어도
해바라기 같이도 웃고
하늘이 무너지듯
빗속을 걷기도 한다

서로 같이 길가다가
갈맷길 돌아서면
헤어져야 하는 여정(旅情)
뭐그리 잘났을까
용서하지 못한 자존심

무거운 물질의 옷
화려한 명예의 옷
자랑스러운 모습도
의상실 쇼윈도 안에
사라지는 마네킹의 외투

천 년을 살면 그리 살까
만 년을 살면 그리 할까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삶의 문신 같은 나뭇잎
빈 손 들고 가는 연극무대
손 흔들며 떠나야 하는 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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