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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게 지는 여유

#멋지게 지는 여유

             이현우

작고 귀여운 미니 당구대
막내딸을 닮았다

요리조리 제맘대로
놀러 다니다 야단맞고 집에
들어가는 수상한 얼굴

옥구슬 같은 당구공 미끄러지듯
초등 5학년 누나 손에 한 대 맞고
피하다가 구멍 속으로 쏙쏙

 심통 나서 바라보던 초등 3학년
 아들 녀석 못마땅하게
 누나에게 한 소리 던진다

"이건 반칙이야,
아빠 어떻게 해야 되지요"
한치의 양보도 없다

미니 당구대도 어이가 없어
껄껄 웃으며 가만히 바라본다

불 밝힌 심판장
두 아이에게 젊잖게 말해본다

비굴하게 이기지 말고
멋지게 지는 사람이 되거라

천둥 치듯 다투던 아이들
고개를 갸우뚱갸우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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