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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닐우산

# 비닐우산

           이현우

모질게 불어대는 알 수 없는 비바람에
가게문 열렸다, 닫혔다 제멋대로 나부낀다
으로 쏟아지는 굵은 장대비 사이로
바람맞은 욕망들은 이리저리  꼬리를 흔든다

강한 바람은 심술부리며 가슴속 파고든다
연약한 뼈대 위에 힘들게 올려진 버섯구름
버티기가 힘들어 휘청거리는 불안한 자존심
쌓여가는 서류더미들은 풍선처럼 부풀어
늘어난 세금영수증 마냥 터질 듯 쏟아진다

쌓여있는 신문지 조각배는 백남준의 전위예술  간이역 대합실 잠들어버린 노숙자를 닮았다
비에 젖은 하루지만  쥐구멍을 찾아 길을 떠난다

비바람을 막기 위해 태어난 헛헛한 삶일지라도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운명은 더 이상 될 수 없다
쏟아지는 폭풍우 속에도 당당하게 나아가리라




* 작가 후기
  일회용 우산을 들고 다니다가 버리면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쓰게 된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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