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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콘

#리모콘

  

           이현우


손을 뻗어도 붙잡을 수 없는 미래

네모난 틀에 담겨진 알 수 없는

수 많은 기억을 뒤로 한 채

망설임 없이 지워지지 않은 기억

더듬으며 공허한 시간의 여백을 채운다


걸어다니는 수고로움을 잊게 해준

따뜻한 배려에 귀한 대접를 받은 왕처럼

편안함이 밀려온다

신기하고 재주가 많은 수석비서

할일 많은 멀티플레이어 인공지능

하나 하나 확인하며 쓰지 못하는

기억할 수 없는 초라한 자화상

필요할 땐 빼앗기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치며 애원하다가도

실컷 부려먹고는 아무 관심없는 듯

무심하게 던져버린다


도망가버린 한심한 자존심

꼼짝달싹 하기 싫은 현실 앞에서

너 없이 못 살겠다며 두리번 거리며

온 방을 찾아 헤맨다,


이미 지워져버려 가물가물한

지난 과거의 흔적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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