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치킨 두 마리

#행복한 잔소리 83


#아빠와 치킨 두 마리

이현우

끈적거리는 밤공기 한 여름밤의 길모퉁이
잠들지 않는 허전함은 고소한 향기에 취한다

반가운 목소리 퇴근할 때 두 마리 사오거라


푸른 밤을 하얗게 태운 퉁퉁 부은 다리는
새벽을 깨우는 공사장의 인부들 하루 품값
수 없는 아버지의 질통처럼 다가온다

시험 끝난 토끼들의 간들어진 목소리
잠들지 않고 현관문 열리기를 기다리다
왔다갔다 목을 빼고 벽시계만 바라본다

퇴근하는 마지막 버스는 숨이 막힌다
두 다리를 겸손하게 모은 치킨 두 마리
졸고 있는 가로등 가는 길을 채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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