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문답( 禪問答)


이현우



두고 온 세상근심 뒤척이다

깊은 밤 잠 못드는 풍경소리

무거운 한숨 도량을 가른다


세월을 빗겨간듯 늙은 석탑

돌고돌아 되뇌이는 백팔번뇌

내 속의 나를 찾는 몸부림


마음을 찔린듯 쉬지 않는

목탁은 허공을 두드린다

숙제 아닌 숙제 사로잡혀

답이 없는 문제를 고민한다


내 안에 나를 비우고

내려놓은 가난한 바루

한 방울 물을 담는다


산과 산을 안고

흐르고 흐르다가

부딪치며 머리를 숙인다


허허로이 들판을 지나

큰 강물을 이루고

들판을 그리며 산을 맞이한다


내가 너가 되고

너가 내가 되는

푸근한 바다를 배운다



*작가 후기

깊어가는 가을 산사에서 수도하는

스님들의 모습을 TV에서 보고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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