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학과 시



*시의 행과 연

이근모(시인)


시는 그 형태상으로 볼 때 시의 구조는 행(行)과 연(聯)으로 되어있다.

행은 단어, 구, 절, 또는 이것들의 연합으로 구성되고 연은 하나의 행, 또는 행의 연합으로 구성된다.

그러면 시의 행과 연은 왜 이루어지고 있는가?

그냥 계속하여 행과 연 구분 없이 쓸 수 있는데 말이다.

그에 대한 이유를 김춘수 시인은 다음의 세 가지 이유를 행과 연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명한다.

세 가지 이유를 기술하면

1)리듬의 단락

2)의미의 단락

3)이미지의 단락 이 그것이다.

즉 시에서 시인이 시작을 할 때,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리듬을 중시할 경우와 의미를 중시할 경우, 그리고 이미지를 중시할 경우에 따라 행의 구분이 달라지는 것이다.


이러한 행의 구분은 시인이 리듬, 의미, 이미지 어디에다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행의 구분이 달라지고 그 중점을 두는 방향에 따라 시의 문체, 어휘의 선택도 달라지리라 본다.


이렇게 행이 구분되면 연은 어떻게 구성되는가?

그것은 시의 형태에서 구성된다고 본다.

이러한 형태는 그 형식에서 볼 때 정형시와 자유시, 그리고 산문시의 형태에 따라 시의 연을 이루는 방식이 달라진다고 본다.


시의 행과 연의 구분은 작가가 의도하는 바에 따라 결정되지만 정형시의 경우는 형식이 있고 난 후 시가 되는 것이므로 정형시는 자유시와 산문시와는 달리 형태가 우선 이므로 작가의 의도가 정형의 형태보다 먼저 일 수 없다.


●정형시(시조)의 행과 연


금성산성 / 이근모


짜디짠 땀방울이 성곽에 올라탄다

온몸의 핏속까지 산바람 젖어오면

산성은 혈관을 돌아 시루봉을 부른다.


뜨겁게 입맞추는 노적봉아 철마봉아

그 어느 지점 찾아 나 또한 안겨보나

유적은 그대로인데 병사들은 간곳 없다.


정상에 몸을 세워 메아리 찾는 길손

두 손 모은 입에서 하늘 빛 태울 때에

파랑새 뭉개진 울음 보국문을 두드린다.


●리듬의 단락 으로 구성된 행과 연 시(자유시)


나비바늘꽃 / 이근모


여인이고

싶어

실바람에

하늘

거립니다


여인이고

싶어

바늘을

세웁니다


나의

바늘,

나비처럼

날아

당신의

심장에

큐피트 화살처럼

쏘겠습니다


진분홍

가슴이

하얀

가슴되는

여인의

가슴을

그대

진정

아시나요


가녀린

향기를

당신께

날리옵니다

그대,

가을

남자여.


●의미의 단락으로 구성된 행과 연 시(자유시)


나비바늘꽃 / 이근모


여인이고 싶어

실바람에 하늘거립니다


여인이고 싶어

바늘을 세웁니다


나의 바늘, 나비처럼 날아

당신의 심장에 큐피트 화살처럼 쏘겠습니다


진분홍 가슴이 하얀 가슴되는 여인의 가슴을

그대 진정 아시나요


가녀린 향기를 당신께 날리옵니다

그대, 가을 남자여.


●이미지의 단락으로 구성된 행과 연 시(자유시)


나비바늘꽃 / 이근모


여인이고 싶어 실바람에 하늘거립니다

여인이고 싶어 바늘을 세웁니다

나의 바늘,

나비처럼 날아 당신의 심장에

큐피트 화살처럼 쏘겠습니다

진분홍 가슴이 하얀 가슴되는

여인의 가슴을 그대 진정 아시나요

가녀린 향기를 당신께 날리옵니다

그대, 가을 남자여.


●산문시의 행과 연 시


눈물 / 이근모


눈물은 꽃 이었다. 살갗의 열꽃을 받아낸 수만 송이 꽃잎 이었다. 나는 한없이 울고 싶더라.

너를 보듬고 울어보고 싶더라. 울어서 슬픔보다 기쁨이고 싶더라. 슬픔은 어제에 두고 지금은 오직 눈물로 웃음 짓는 한 송이 꽃, 그 눈물을 흘리고 있다.


체온(體溫)을 달구는 눈물, 내일엔 어느 길목에서 또 울고 있을 꽃, 그 때에 또다시 슬퍼할 시간이 오더라도 오늘은 다만 눈물 한 방울이라도 웃음 꽃으로 울고 싶은 시간


울고 있는 자여 울고 싶은 자에게 고하라. 삭히지 않는 슬픔은 가슴이 녹슨다. 우는 자여 웃음을 정의 하라. 슬픔이 삭아 아름다운 몽돌을 만든다.


울다 보면 또 하나의 기쁜 기다림을 낳고 새롭게 탄생시키는 또 하나의 꽃이 된다.

그렇게 내가 울고 있는 동안 너는 신명나게 웃어야 한다. 하세월 시공을 거치는 동안 내가 울고 있는 동안 너는 그렇게 웃어야 한다.


희미해진 눈물 지는 자리에 흐느끼는 꽃, 기쁨으로 돌아오라.


[참고문헌]

현대시 창작법(오규원 저, 문학과 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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