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가게 고양이


이현우




살랑살랑거리는 꽃바람에 꼬리 흔들고

어슬렁거리며 간지럼 태우는 따뜻한 봄볕에

마실 나온 고양이,

출출한 마음 견딜 수가 없어 골목길의 무법자

뚜벅뚜벅 걸어간다

쓰레기 통속 뒤지는 것은 이제 지겹다

맛난 먹잇감 반기는 생선가게로 발걸음 옮긴다

가게 주인 보기 전에 빨리 자리를 잡아야 한다

눈에 띄면 몽둥이찜질을 당할 수 있다

두리번두리번 빨리 구석진 모퉁이

쏙 들어가 가만가만 눈치를 살핀다

생선 자판 위에 진열된 꽁치, 갈치, 고등어, 오징어

슬슬 군침이 돈다

괜히 인간들이 부러워진다

매일매일마다 신선한 생선 먹고 사니 말이다

먹지도 않고 버리는 머리, 내장, 뼈와 가시

나에게는 훌륭한 한 끼의 식사인데

인정사정 두지 않고 잡아들인 바닷속 보물

제대로 먹지도 않고 버리는 이기적인 사냥꾼들

한 마리 물고기가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

참고 참아왔던가

한 생명 태어나기 위한 고통 기억한다면

참으로 인간들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과식하고 음식 버리는 유일한 짐승,

너희들이 불쌍하고 안타까운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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