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구체적 사물이 다른 대상을 표시하거나, 다른 영역의 의미를 암시하거나 환기시켜 주는 것을 뜻한다.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관계에서 보면, 원관념은 배제되고 보조관념이 독립되어 함축적 의미와 암시적 기능을 갖는다.
2.속성
1)상징의 본질은 의미의 암시성과 다의성이다.
2)비유에서는 원관념, 보조관념이 1 : 1의 유추적 관계를 보이지만, 상징에서는 1 : 다(多)의 다의적 관계이다.
3)상징은 비유와 달리 두 대상 간의 공통성에 바탕을 두지 않는다.
4)상징은 원관념 파악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5)상징의 표현은 대개 비물상적(非物象的)인 것이다.
6)상징은 어떤 사물이 자체의 의미를 유지하면서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표현하는 방법으로, 원관념이 배제된 은유의 형태로 볼 수 있다.
3.종류
1)원형적 상징 : 인간의 잠재 의식 속에 담겨 있는 대상에 대한 원초적인 이미지로서의 상징
예>
물 → 죽음과 이별, 충만한 사랑 상징
달 → 그리움과 소망의 대상 상징
태양 → 희망, 생명, 탄생과 창조 상징
불 → 정열, 욕망의 파괴 상징
바다 → 죽음과 재생, 무궁과 영원 상징
봄 → 희망, 소생, 생명 상징
2) 관습적 상징(제도적 상징) : 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쓰여 관례적이고 공공성을 띠며,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인 상징
예>
십자가 → 속죄양 의식 상징
비둘기 → 평화 상징
소나무 → 절개 상징
백합 → 순결 상징
3) 개인적 상징(개성적, 창조적, 문학적 상징) : 개인에 의해 독창적으로 만들어져서 참신한 문학적 효과를 발휘하는 상징으로, 의미의 폭이 넓고 암시적이다.
예>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에서 '국화' → 시련을 겪은 뒤의 원숙미
4.결어
상징의 여러 종류 가운데서 개인적 상징이 문학에서 추구 하는 상징 이다. 이 개인적 상징이야 말로 좋은시 창직의 지름길 이다.
이미지를 설정하여 이 이미지가 전달하는 메시지가 바로 상징물이 된다
국화 옆에서 / 서정주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립고 아쉬움에 가슴 조이던
머언 먼 젊음의 뒤안길에서
인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같이 생긴 꽃이여.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엔 무서리가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도 오지 않았나 보다.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나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거쳐야 했던 아픔과 어려움의 과정을 비유적으로 형상화하면서, 그렇게 하여 이루어진 꽃의 모습에서 삶의 깊이와 생명의 본질적 모습을 읽어내고자 하는 주제의식을 담은 시다.
국화꽃이라는 하나의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 속에 봄의 소쩍새 울음과 여름의 천둥 번개, 그리고 가을의 무서리 등 여러 가지 체험이 융합되어 있다. 생명이 탄생하는 그 순간은 결코 고립되거나 정태적인 순간이 아니다. 여러 체험들이 퇴적됨으로서 그 순간은 시간의 지속 가운데 많은 과거들이 내포되어 집중적으로 압축되어 있는 한 통일체를 형성하는 순간이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체험의 순간적 표현이라는 본래의 서정 양식 속에서 체험의 연속성을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다.
이 시에서 제시된 누님의 모습은 확실히 어떤 성숙하고 은은한 동양적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준다. 그것은 곧 삶의 욕망을 격정적으로 노래했던 시인이 조화로운 삶의 원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새로운 시적 경지를 확보했음을 뜻하기도 한다.
아무튼 이 작품은 흔하디 흔한 사물인 국화에 대해 새로운 시선을 가지고 살펴본 결과이며, 국화에서 생명이 탄생하기까지의 우주적 질서를 포착한 시다.